[라이프&스타일]상추·새우·삼겹살…'e곳'에 多 있소이다

by김진우 기자
2017.03.02 05:00:00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싱싱한 전쟁''
클릭 한 번으로 주문배달 OK
맞벌이·1인가구 업고 고속성장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30대 워킹맘(일하는 엄마) 김가희씨는 금요일 퇴근길에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하는 A사이트에서 모바일로 삼겹살과 상추, 버섯 등 신선식품을 익일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샀다. 주말 저녁에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삼겹살 파티’를 벌이기 위해서다. 그동안 김씨는 모바일로 생수·라면과 같은 생필품을 주로 샀다가 최근 신선식품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이를 종종 이용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이 지난해 말부터 신선식품 서비스를 강화하고 김씨처럼 실제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대형마트 등 기존 유통 강자들과의 신선식품 시장 쟁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이 지체되고 클릭 한 번으로 상품 구매부터 배달까지 해결하는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한편, 소량 다품종을 사고자 하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다.

그동안 신선식품은 직접 상품을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최근 들어 이커머스 시장이 신선식품으로 확대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기업들이 물류시스템과 배송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대형마트 온라인 몰과 소비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최근 온라인 채널인 ‘이마트몰’에서 신선식품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의 대형할인점 매출은 전년보다 2.8% 증가한 반면 온라인 매출은 26.6% 급증하는 등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대형할인점을 추가로 늘리지 않는 이유다.

이마트는 지난해 온라인 매출에서 모바일 비율이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는데 특히 신선식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마트몰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품질의 신선식품 14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구매력과 물류·배송 시스템으로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출·퇴근길이나 직장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신선식품을 모바일로 주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이마트는 전국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서 당일 배송이 가능할 정도로 신속하게 배송을 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은 신선식품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시장 확장을 이끌고 있다. 티켓몬스터(티몬)는 지난 1월 24일부터 생필품 장보기 서비스인 ‘슈퍼마트’ 내에 과일, 채소, 축산, 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할인판매하는 ‘티몬프레시’를 오픈하고 영업 중이다.

티몬프레시에서는 최근 품귀를 빚은 계란(15개입)을 1980원에 판매한다. 30개입 기준으로 해도 4000원이 넘지 않는다. 최근 조류독감(AI) 때문에 계란 한 판(30개입)이 1만원을 웃돈 것을 고려하면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편이다. 티몬은 현재 650여 종의 신선, 냉장·냉동 식품군을 3월까지 1000여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말 과일, 채소, 정육, 수산 등 신선식품 직매입전용 판매 상품인 ‘신선생’을 오픈했다. 신선생 서비스는 다품종 소량 상품을 묶음으로 구성해 익일 배송해주는 게 특징이다. 1~2인 가구 증가에 맞춰 소포장 신선식품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과 2개, 계란 10개 등의 소량 상품을 밤 10시까지만 주문하면 묶음으로 포장해 다음날 배송해준다.

오픈마켓 옥션이 운영하고 있는 신선식품 브랜드인 ‘파머스토리’는 생산자 실명제를 도입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중간 유통단계 없이 생산자가 직접 산지에서 발송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파머스토리의 지난해 판매량은 53%, 매출은 42%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는 지난해 말 인수한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업체 ‘헬로네이처’와 함께 신선식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