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점검 나선 신평사, 정유사 “나 떨고 있니”

by경계영 기자
2014.11.08 07:0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실적 부진에 업황 침체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정유업체에 신용평가사가 칼을 빼들었다. 그동안 ‘AA’급을 유지했던 정유사 신용등급이 강등될지 크레디트업계 이목이 신평사로 집중된다.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지난 6일 GS칼텍스와 SK에너지의 등급전망(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SK에너지의 연대보증으로 발행한 SK인천석유화학의 무보증사채 아웃룩 또한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이들 기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로 유지됐다.

아웃룩이 ‘부정적’으로 내려간 만큼 재무지표 개선 정도 등에 따라 이들 정유사는 신용등급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 국내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하락에 정제마진 약세로 정유사는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상반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4400억여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3600억여원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3분기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444억원으로 2분기에 이어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8364억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그러나 업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중국, 중동 등 각국이 정제설비 증설에 나서며 공급이 넘쳐나지만 세계 경기 둔화에 수요 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유부문의 부진을 상쇄하던 비정유부문까지 파라자일렌(PX) 증설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

결국 한기평과 NICE신평도 아웃룩 하향이란 조치를 실시했다. NICE신평은 하반기 들어 유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정유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등급이 강등되지 않은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S-Oil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S-Oil은 온산 소재 석유공사 부지를 매입해 석유화학 설비 투자를 실시할 예정이고 현대오일뱅크 또한 비정유부문에 대한 출자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NICE신평은 “정유업 전반을 대상으로 유가와 정제마진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따라 바뀐 수급환경이 구조화할 것인지 검토하겠다”며 “정유사별 재무부담 추이와 차입금 규모 변동, 재무안정성 변화 등을 등급 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