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브프라임 위기 산증인`, 또다른 신용거품 경고
by이정훈 기자
2014.10.28 07:30:22
슈워츠 베어스턴스 前CEO "값싼 모기지가 거품 야기"
"美경제, 과거같은 신용의존 구조로 회귀하려 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대출 거품 붕괴로 인해 문을 닫은 베어스턴스 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모기지 대출 기준 완화조치가 또다른 신용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베어스턴스의 몰락을 지켜본 장본인이자 현재 투자자문사인 구겐하임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앨런 슈워츠 CEO는 27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모기지 은행이 매우 낮은 다운페이먼트(모기지 대출을 받아 집을 살 때 초기에 대출자가 부담하는 현금 납부액)에 모기지대출을 제공해줄 경우 대출받은 사람들은 언제든 모기지에서 빠져 나갈 수 있게 되고, 이는 또다른 부실화 사이클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그동안 모기지대출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 대출로 집을 살 때 자신의 돈으로 집값의 20%를 부담하도록 하는 다운페이 요구 조건을 없애 신용점수(크레딧 스코어)가 낮은 개인도 다운페이 부담없이 모기지대출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또 국책 모기지업체인 페니매이와 프레디맥의 역할을 확대해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의 대출에 대해서도 이들 국책 모기지업체들이 은행들에게 지급 보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이들 모기지업체들이 보증할 수 있는 모기지대출도 통상 다운페이 비율 5%에서 최소 3%까지 낮춰주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미국 모기지은행가협회(MBA)는 내년도 모기지대출 규모가 1조1900억달러에 이르러 올해보다 7%나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슈워츠 CEO는 “미국 경제는 과거 크레딧(=대출)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였고, 위기에서 회복되기 시작하자 다시 과거와 같이 크레딧에 매우 의존적인 구조로 회귀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베어스턴스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가 터지자 모기지담보증권(MBS) 투자 손실과 크레딧디폴트스왑(CDS) 보험금 지급 등으로 인해 회사 문을 닫고 JP모건체이스에 팔리는 신세가 됐다.
슈워츠 CEO는 “나이가 들수록 이전에 경험했던 위험에 대해 더 익숙해진다”며 “우리는 위험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고 미래의 상황은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위기를 겪으면서 배운 것은 과거 겪었고 보았던 위험들을 편하게 생각해선 안되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경제에 잠재돼 있는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디플레이션은 매우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아직 이를 정복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장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는 수요 문제인데, 그런 점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적절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