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신용 大해부-유통]신세계·현대百 등급 프리미엄

by임명규 기자
2012.11.30 08:10:00

한신평, 시너지·전망치 ''긍정적''..등급 高평가
이랜드는 그룹內 자금지원 부담..실제 등급 깎여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유통 업체들의 신용등급이 2008년 이후 줄곧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 시장의 안정된 영업 기반 속에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점차 키워나간 것이 등급 상향의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2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과 신세계(004170)가 줄곧 AA+ 등급을 유지한 가운데, 현대백화점(069960)은 2009년 AA-에서 매년 한 단계씩 오르며 지난해 AA+ 대열에 합류했다.

CJ오쇼핑(035760)은 2010년부터 A+에서 AA-로 올라섰고, 홈플러스와 GS리테일(007070)도 지난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코리아세븐(A+)과 메가마트(A), 이랜드리테일(BBB+)도 2010년 이후 한 단계씩 오른 등급을 받으며 뒤를 이었다.

각 업체들의 신용등급에는 시장지위와 사업안정성, 수익성, 재무탄력성에서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게 구분됐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SSM) 등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점했고, 모든 분야에서 AA 이상의 고른 점수를 받았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매출액과 차입금의존도가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브랜드인지도와 매장분포, 성장성 측면에서는 AA 이상의 등급이 매겨졌다. 이들 두 회사는 최근 3년간의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등급이 AA였지만, 실제 등급은 AA+로 한 단계 높게 매겨졌다. 지난해 5월 이마트가 신세계의 대형마트 부문에서 분리됐음에도 여전히 그룹 내에서 사업이나 재무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도 항목별 점수로는 AA에 그쳤지만, 실제 등급은 한 단계 높은 AA+를 받았다. 사업포트폴리오가 백화점에 한정돼 있고,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액도 2조5000억원대에 불과해 연간 10조원 넘는 매출을 올리는 롯데쇼핑이나 이마트보다 크게 뒤처졌다. 하지만 차입금의존도는 14.3%로 AA+등급 유통업체 중 가장 낮았다. 매년 백화점 1개씩 새로 출점했음에도 재무구조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등급 프리미엄’이 주어졌다.
자료: 한국신용평가(매출액은 최근3년 평균,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기준)


홈플러스는 그동안 새 점포를 오픈하기 위한 비용을 차입금에 의존하면서 재무 탄력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말 기준 차입금의존도 46.9%로 분석대상 16개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차입금 대부분이 대주주인 테스코와 계열사에서 나온 것이어서 실제 빚 부담은 덜하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3년간 항목별 수치를 합산한 등급이 A+였지만, 최종 등급은 AA-를 받았다. 대주주의 지원 의지가 능력이 등급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말 43.0%로 유통업체 중 2위였다. 그러나 대주주의 위험 요소가 발목을 잡았다. 2009년부터 합병과 영업양수에 따른 부채 인수 등 대규모 자금 소요가 발생했고, 2년 만에 차입금이 2000억원대에서 7000억원대로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신용평가사의 산술적인 등급 점수는 A-였지만, 실제 등급은 BBB+로 깎였다. 한신평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현금을 창출하는 위치에 있고,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 부담이 컸다”며 “계열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주는 입장이어서 자금 유출에 대한 위험 요인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