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대웅 기자
2012.05.02 07:55:04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삼성전자가 또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왜 그럴까.
자본주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만큼, 주식시장에는 세계적으로 주식의 현자(賢者)라 불린 사람도 많고 그들이 남긴 주옥같은 명언도 다양하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마라.`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주식 격언임과 동시에 지금의 우리 증시에 너무나도 잘 적용되는 말이다.
현재 국내증시의 시가총액 1~3위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연일 사상최고가를 새로 쓰거나 그에 근접하면서 전형적인 `달리는 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이 세 기업의 주가 상승세는 유행처럼 잠시 스쳐지나가는 게 아니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 67만원대를 찍은 뒤 꾸준히 올라 140만원을 터치하기에 이르렀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년째 시장 주도주 역할을 해오고 있다.
`달리는 말`인 것은 분명한데 일반 투자자들은 여전히 진입을 꺼린다. `꼭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는 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35만주 이상 팔았다. 이 기간 외국인은 67만주 이상 사들였다.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개인은 각각 320만주, 1900만주 이상 매도했다. 물론 그 물량은 외국인이 싹쓸이했다.
반대로 LG화학(051910)을 보자. 한때 시총 3위까지 올랐던 LG화학은 최근 주가 하락을 거듭하며 시가총액 20조원이 붕괴, 현재 시총순위 9위까지 밀려났다. 전형적인 `떨어지는 칼날`이다.
이 기업의 주가가 지난달 중 추세상 전저점 부근까지 내려오자 대부분의 증권사는 `바닥론`을 제기했다.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주가 반등을 점쳤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때 LG화학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그러나 LG화학은 1분기 어닝쇼크까지 겹치며 폭락세를 이어가, 현재 28만원대까지 추락했다. 4월 한달 간 무려 23% 넘게 폭락했다.
단기 바닥을 노리고 들어간 투자자라면 큰 손실을 보았을 상황이다. 이들은 뒤늦게
`시세는 시세에게 물어보라`는 주식 격언을 떠올리며 한탄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LG화학을 버리고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차를 사야 하느냐고 물어도 그건 우문일 수밖에 없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주식시장이고, 이곳엔 영원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오늘 당장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삼성전자가 급락할 수도 있고, 중국 기대감으로 LG화학이 급등할 가능성도 늘 존재하고 있다. 다만 현명한 투자자들은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말을 귀담아 듣는다. 좋은 주식이 투자자들의 관심밖에 있어 저가에 방치돼 있을 때 미리 사놓고 기다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