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 주파수 잡아라..방송사 `비상`

by정병묵 기자
2011.12.16 08:14:24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700㎒ 주파수를 잡아라"
 
내년말 지상파 방송사의 아날로그 방송 종료와 함께 회수되는 700㎒ 주파수(108㎒폭)를 잡기위해 방송사들이 혈안이다.

정부가 이 주파수를 통신사에 할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1일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에 700㎒ 주파수 대역을 통신쪽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의 증가로 이동통신용 무선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지상파 방송 측은 지난 15일 긴급 토론회를 갖고 "정부가 해당 주파수를 통신사에 판매하는 행위의 위법성 여부를 가리는 행정소송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상파 측은 아날로그 방송 종료 이후 디지털 난시청 해소와 차세대 U(울트라)HD TV, 3D 방송 등을 위해서는 이 대역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700㎒ 주파수가 통신용으로 할당되면 시청자는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방송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일도 벌어질 것"이라며 "한국만 유일하게 차세대 방송의 불모지가 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SBS(034120) 관계자는 "무선 트래픽이 늘어난다고 통신사에 주파수를 할당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며 "통신사가 기술 혁신을 통해 지금 대역으로 더 많은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와 통신업계는 LTE(롱텀 에볼루션), 와이브로 등 차세대 이동통신을 위해서는 이동통신 주파수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현 주파수 자원으로는 LTE 망도 2013년께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KT의 2G 종료를 둘러싼 소동도 결국 주파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동통신으로 영상 미디어까지 소비하는 추세가 늘어나는데 통신사에 추가 주파수를 할당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해당 주파수 대역을 통신 쪽에 활용하는 방안은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가 끝나는 대로 700㎒
대역 주파수의 활용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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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상파 방송이 디지털TV 임시대역으로 사용하고 있는 700㎒ 대역(698~806㎒ 폭 108㎒) 주파수는 신호전파의 효율성이 뛰어나 라디오, TV, 이동통신 등 방송 및 통신 수요를 고루 만족시킬 수 있는 `황금주파수`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