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전망)변죽만 울리기

by정태선 기자
2007.09.07 08:08:42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달러/원 환율은 이번주 1원 안팎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930원대 후반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문제로 인한 신용경색 문제, 이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의 동향 등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줄어들고 국내수급에 따라 조금씩 등락을 조절하는 흐름이 지속됐다.

전날 달러/원 환율은 상승했고, 국내증시도 함께 올랐다. 외환시장은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희석된데 영향을 받았고, 증시는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흔히 알고 있는 환율 상승, 증시 하락의 도식적인 공식이 들어맞지 않는다.

각자 자기팔은 자기가 흔들고 있다.

그날그날 익숙한 재료들에 따라 좁은 시야에서 움직임을 요리조리 비틀어보고 있지만 시원스런 방향은 없다.

급변동성이 줄어들고 예상된 박스권에서 움직인다고해서 외환시장이 안정화됐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진우 NH투자선물 조사기획 부장은 "무엇이 추세이고 무엇이 조정인지를 따져볼 시기"라고 말한다.



일리가 있다. 주택시장의 침체와 고용부진은 확인됐고, 금리인하 가능성도 희석된 점만 본다면 서브프라임 문제는 지속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러한 위험요인 조차 시장이 점차 예상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달 중순 미국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상하기 전까지는 더욱 그럴 것이다.

밤사이 뉴욕시장은 다시 지표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2분기 비농업부문 노동 생산성은 2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 반면 단위 노동 비용은 감소함에 따라 노동 시장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 8월 서비스업 경기도 예상보다 확장됐다.

8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비제조업) 지수는 55.8를 기록, 예상치인 55를 상회했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주간 고용시장이 건재함을 보여줬다.

반면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고,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였다. 2분기 미국의 주택차압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에 이어 미국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됐다.

미국 시장의 흐름이 방향성이 없는데다 주말을 맞아서인지 역외물환 시장에서도 달러/원 환율은 보합권이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나 주식관력 역송금 수요가 맞서고 있고, 방향성 없는 역외의 사고팔기를 감안한다면 국내증시 따라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이 재현될 것 같다.

940원을 눈앞에 두고 크게 오르지도 못하고 내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등락이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