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50% 감축 고려`-G8

by조선일보 기자
2007.06.08 08:02:48

美가 ‘이산화탄소 감축’ 구체적 수치 설정에 반대
푸틴, 美에 아제르바이잔에 합동MD 설치 제의
수천명 시위대 도로 막고 시위… 300여명 체포

[조선일보 제공] 독일 북부의 해안 휴양지인 하일리겐담에서 열린 G8(Group of 8·선진공업8개국) 정상회담에서 7일 정상들은 지구 온난화 대책으로, 각국이 온실가스 CO₂(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추세가 “중단돼야 하며, 상당한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들 정상이 회담하는 동안, 해변에선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선박들이 ‘행동없는 말 잔치’인 G8 회담을 비난했고, 수천 명의 시위대가 하일리겐담으로 가는 도로를 막고 경찰과 충돌해 300여 명이 체포됐다.

◆미국, ‘2050년 CO₂50% 감축’ 반대=앙겔라 메르켈(Merkel) 독일 총리의 주재로,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일본 8개국 정상과 주제 마누엘 바로수(Barroso)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5시)부터 원탁회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은 메르켈 총리가 주창한, ‘2050년까지 CO₂를 50% 감축’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 수치에 대해서는 합의하기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최종 합의문은 “전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은 증가추세가 반드시 멈춰져야 하며, 상당한 감소가 따라야 한다. 배출량 감소 목표를 설정하는데 있어, 유럽연합과 캐나다, 일본이 제시한 2050년까지 최소 50% 감축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으로 정했다.

이에 앞서, 6일 저녁 부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북핵 문제를 논의하고, G8 정상회담 성명에도 북한에 핵포기를 즉각 촉구하는 메시지를 넣자는 데 합의했다.



◆푸틴, “MD 다른 곳 설치 반대 안해”=블라디미르 푸틴(Putin) 러시아 대통령은 7일 오후 조지 W 부시(Bush) 미국 대통령과 만나, “미국이 동유럽이 아닌, 중부아시아의 아제르바이잔에 양국 합동의 MD(미사일방어체제)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미국은 그동안 이란의 미사일이 유럽과 미국을 공격하는 것을 막으려면, 동유럽의 체코와 폴란드에 MD 요격미사일 기지와 레이더 기지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러시아와 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아제르바이잔은 이란의 북쪽에 인접한 국가다. 부시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각종단체의 홍보와 시위 봇물=G8 프레스센터는 24시간 개방되면서 각종 뉴스와 홍보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이번 회의를 위해 독일 정부는 하일리겐담에서 8㎞ 떨어진 퀼룽스본에 1400석 규모의 기사송고실, 100여개의 방송용 부스 등이 마련된 2층 크기의 대형 프레스센터를 임시로 짓고 취재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프레스센터는 기자들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온 NGO(비정부기구)의 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경없는 의사회’ ‘국제 투명성 기구’ ‘그린피스’ ‘어린이를 구하자’ ‘소셜 워치’ ‘월드 비전’ ‘빈곤 퇴치를 위한 국제 행동’ ‘글로벌 바이오에너지 파트너십’ 같은 NGO(비정부기구)들은 보도자료를 기자석마다 나눠주기도 하고, 별도의 공간에서 기자회견도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수천명의 시위대가 회담 도시인 하일리겐담으로 향하는 2개 도로를 봉쇄해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서, 300여명을 체포했다.

시위대원들은 전날부터 하일리겐담으로 가는 길목에서 미리 준비해온 슬리핑백을 깔고 누워 철야 농성하며 야숙했다. 또 해상에서는 환경단체 ‘그린피스’ 소속 소형 선박 여러 척이 운항 금지구역인 회담장 부근까지 들어와 ‘G8, 이제 행동하라(Act Now)’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해상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