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10.27 08:06:09
[30대에 끝내는 내집마련] <6> 경매를 노려보자 김유례씨<39세>
수퍼마켓 운영하는 주부 주경야독하며 경매 배워 두번 도전해 쏠쏠한 수익
살 집 골라 또 한번 도전 화곡동 단독주택 낙찰돼
[조선일보 제공] 내집 마련을 반값에 할 수 있다고? 김유례(여·39)씨는 서울 화곡동에 있는 대지 70평짜리 집을 시세보다 40%나 싸게 샀다. 비결은 경매였다. 처음엔 경매에 관한 특별한 지식이나 정보, 노하우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주부가 ‘경매 도사’가 되는 과정을 보자.
◆문외한, 경매에 폭 빠지다
1998년 어느 날, 서울 화양동 수퍼마켓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그는 우연히 신문에서 경매 수강생 모집 공고를 봤다. 전세 3200만원에 11평짜리 작은 빌라에 살던 때였다. 경매를 하면 집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모르는 ‘경매치’였지만,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2개월 과정을 등록했다. 낮에는 수퍼마켓 주인으로, 밤에는 학생으로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생활을 했다. ‘경매’라는 새로운 세계에 푹 빠져 버렸다.
99년, 난생 처음 경매 투자에 나섰다. 서울 정릉에 있는 40평짜리 빌라였다. 감정가는 1억2000만원인데, 5800만원에 낙찰받았다. 하지만 정작 그 집에 들어가서 살진 못했다. 낙찰받은 후에 집을 찾아가 내부를 살펴 보니 생각보다 깨끗하지 않았고, 주변 환경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1000만원 정도 이익을 남기고 팔아 버렸다. 그래도 한 번 경험해보니 자신이 생겼다. 가게에 손님이 없을 때마다 100여쪽 분량의 두꺼운 경매 정보지를 샅샅이 살폈다. 물건을 보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법원에 들러 정보를 주워 담았다. 주말엔 각종 경매 강좌에 참석했다.
▲ 김유례씨가 딸·아들과 함께 서울역 근처 롯데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그는“경매 투자를 한 뒤에는 장을 볼 때도 이것 저것 따지는 습관이 생겨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