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증시 키 포인트(28일)

by허귀식 기자
2000.11.28 08:55:37

전날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반도체주는 미국 필라텔피아 반도체지수의 급락, 삼성전자에 큰 영향을 주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급락 등으로 다시 매수세가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LG의 외자유치, 대우차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 현대사태 진정 등으로 국내경제는 일단 극단적인 비관론에선 벗어나는 듯한 모습이다. 외환시장도 다소 안정을 찾고 있다. ◇미국증시와 유가 = 비롯한 미국의 반도체주가 급등 하루만에 반락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7일(현지시간) 9.14% 하락한 37-1/8달러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6.91% 하락한 628.08에 그쳤다. 인텔은 초반 강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보합세로 마감했다. 최근의 외국인 매매동향은 환율보다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동향과 궤를 같이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날 전체 순매수 금액(2067억원) 중 80.3%, 1660억원에 달했던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오늘 외국인 매수세가 시들해지거나 오히려 매도세도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칠 수 있다. 이같은 반도체주 하락은 리먼 브라더스의 Niles 애널리스트가 칩 메이커에 대해 수익전망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 등이 영향을 줬다. 부시후보의 당선시 수혜가 예상되는 제약주들은 5%넘게 상승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월마트, 시어스 등 대부분의 소매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이라크 수출 중단에 대한 우려로 27일 오전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후 발표될 API의 주간 재고 동향 발표를 앞두고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뉴욕 상품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은 전일비 2센트 하락한 배럴당 35.38달러를 기록했다. 난방유 12월물도 전일비 0.92센트 하락한 갤런당 1.0852달러에 마감했다. ◇LG와 필립스의 제휴 = LG전자와 필립스사가 50대 50의 비율로 브라운관 부문 별도법인을 설립키로 27일 합의했다. 그러나 LG전자의 외자유치 발표에 시장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27일 시장에서 LG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43% 하락했다. 외국인도 7만9360주를 순매도했다. 이같은 시장 반응은 무엇보다 LG전자의 장기 비전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이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자유치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겠지만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사업부의 절반을 매각하는 데다 남아있는 사업부문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지적이다. 필립스전자쪽은 LG전자와의 합작 벤처를 통해 앞으로 2년 안에 3억달러 규모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필립스는 특히 LG와 이동전화 부문 제휴 가능성에 대해서 "협상 중이며 차세대 이동전화 기술인 UMTS가 관심 영역"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스 CFO 얀 호멘은 필립스가 LG의 상환우선주에 최고 5억달러까지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를 둘러싼 각종 악성루머는 합작 성사를 계기로 고개를 숙인 듯하다. ◇대우차 노조 구조조정 동의 = 대우차 노조가 27일 오후 대의원대회를 열고 인력 문제를 포함한 구조조정 합의안을 승인했다. 대우차 회생을 위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안 마련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인력조정 문제에 노사합의가 이뤄져 앞으로 자금지원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GM과의 협상도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였던 현대 대우문제가 어느정도 해결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줄 듯하다. ◇외환시장 안정찾나 = 주가지수 반등 등 주변여건이 개선되며 원달러 환율은 전날 소폭 하락해 1186.50원에 마감했다. 주식시장 반등, 2000억원대의 외국인 주식순매수 및 LG전자의 외자유치 등 호재가 부각된 탓이다. 정유사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결제수요가 유입되었으나 폭등세는 급속히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잇단 코스닥등록 포기 = 최근들어 코스닥 등록이나 거래소 상장을 내년 이후로 늦추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수급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이 상승분위기로 돌아서면 이들 업체들이 하나둘 다시 등록/상장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는 엄청난 공급물량으로 대기할 것이란 지적이다. 주가 급등락 현상은 이같은 수급 급등락과 함께 앞으로 반복될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