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美에 보복관세…700개 품목에 최대 50%
by성주원 기자
2026.08.26 01:03:11
9월8일부터 美제품 700개 품목에 15~50% 관세
철강·알루미늄 50%…가구·의류도 최고세율
美관세와 ‘달러당 달러’ 맞대응…무역갈등 격화
피해 기업·근로자에 75억캐나다달러 지원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캐나다가 미국의 신규 관세에 맞서 약 200억달러(약 27조67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대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이 지난 22일부터 캐나다산 제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캐나다가 ‘달러당 달러(dollar-for-dollar)’ 방식으로 맞대응하면서 양국의 무역갈등이 한층 격화하게 됐다.
|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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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오는 9월 8일부터 276억캐나다달러(약 199억4000만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약 700개 품목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는 기존 보복관세를 두 배로 높여 50%를 적용한다. 미국산 가구와 의류에도 50% 관세를 부과한다. 치즈와 가전제품, 일부 수산물, 철강·알루미늄 파생제품에는 25%, 기계류와 산업용 공구, 농기계 등에는 15%의 관세를 매긴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신규 관세 규모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은 “달러당 달러, 세율당 세율의 보복관세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통해 근로자와 농민, 가정, 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 신규 관세에 ‘달러당 달러’ 맞대응이번 조치는 미국이 지난 22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것이다. 양국은 관세 발효 직전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캐나다의 제3국 무역협정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1930년 관세법에서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는 조항을 근거로 이번 관세를 부과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신규 관세는 캐나다의 대미 상품 수출 가운데 약 5%에 적용된다.
캐나다의 보복관세 역시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전체 상품의 약 6%에 해당하는 규모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자국 소비자와 기업에 미치는 충격은 최소화하면서 미국 기업에는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도록 대상 품목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해온 카니 총리의 대응 전략이 강경 기조로 선회했음을 보여준다. 카니 총리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무역협상을 위해 상당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철회하고 디지털 정책 등에서도 양보해왔다.
하지만 지난주 협상이 결렬되면서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 측이 “캐나다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너무 적게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캐나다의 핵심 산업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기업·근로자에 75억캐나다달러 지원캐나다 정부는 관세전쟁으로 피해를 입는 자국 기업과 근로자를 위해 75억캐나다달러(약 7조5000억원) 규모의 지원책도 내놨다.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미국 관세로 피해를 입은 기업의 프로젝트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관세 영향이 큰 업종의 고용보험 프로그램도 연장하고 적용을 보다 유연하게 할 방침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보복관세의 목적이 관세수입을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 관세로 피해를 입은 자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보호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맞관세’가 현실화하면서 북미 공급망의 불확실성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특히 철강·알루미늄과 가구, 의류, 가전 등 광범위한 품목에 높은 관세가 적용되면서 양국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당장 관건은 오는 9월 8일 캐나다의 보복관세가 실제 발효되기 전 양국이 협상을 재개할지 여부다. 협상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신규 관세와 캐나다의 최대 50% 보복관세가 맞물리면서 양국의 관세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