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10년 만에 핵협상…우호적 분위기 속 19일 회의 재개
by양지윤 기자
2025.04.13 09:54:51
오만서 2시간여간 첫 만남
백악관 "양측 모두에 유익한 결과 가져다주는 한걸음"
이란 장관 "협상 틀 마련 근접"
오만, 중재자 역할 지속할 듯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과 이란 양국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중동 오만에서 이란 핵개발 문제를 둘러싼 협의에 대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고 후속 회담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협의는 오만에서 10년 만에 이뤄졌다.
 | 12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오만 무스카트에서 사이드 바드르 빈 하마드 빈 하무드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을 만나고 있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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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담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각각 이끈 양국 대표단은 이날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2시간 여간 핵협상을 진행한 뒤 첫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다음 주 협상을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양측이 오는 19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한 걸음이 됐다”고 강조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대화와 외교를 통해 양국의 이견을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핵 협상을 촉구한 바 있다.
아락치 장관은 협상 종료 후 국영 IRIB방송과 인터뷰에서 “협상 틀을 마련하는 데 매우 근접했다”며 “다음 회의에서 협상의 기초를 확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측은 탄도 미사일 개발 제한과 중동의 친이란 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 등 광범위한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입장에는 간극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견해와 입장을 서로 전달하며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사이드 바드르 빈 하마드 빈 하무드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협의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지역 안정을 위해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두 사람에게 감사하고 싶다”는 글을 올려 중재자 역할을 이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개발 계획 포기를 압박하며 협의가 결렬되면 군사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란은 핵무기 보유 의사를 부인하고, 협박에는 굴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며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