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생명 위독' 복부 총상에 응급수술..슬로바키아에 무슨 일이
by김상윤 기자
2024.05.16 05:53:27
각료회의장 밖에서 복부 등 서너발 총상 후 응급수술
내무부 장관 “정치적 동기가 있는 암살..대선직후 결정돼”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러베르트 피초(59) 슬로바키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총 여러 발을 맞아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 사건을 총리를 노린 암살 기도로 규정했다.
| 슬로바키아 정부 회의가 끝난 뒤 총상을 입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를 보안 요원들이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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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등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이날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피격돼 병원으로 급히 이송돼 위독한 상태로 수술을 받고 있다.
피초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가 열렸던 ‘문화의 집’ 밖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는 중 복부 등에 서너발의 총을 맞았다고 내무부는 밝혔다. 총격 사건은 브라티슬라바 북동쪽으로 150㎞ 떨어진 핸들로바 지역에서 발생했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취재진을 만나 “이 암살 시도는 정치적 동기가 있고 용의자는 지난달 선거 직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피초 총리 진영의 승리로 돌아간 4월 대통령 선거 이후 암살시도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슬로바키아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한 뒤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용의자는 쇼핑몰의 전직 경비원이자 세권의 시집을 낸 슬로바키아 작가 협회 회원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피초 총리는 2006∼2010년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하는 등 모두 세 차례 총리를 지냈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친러시아 여론을 등에 업고 승리하며 네 번째 총리를 맡게 됐다.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친러시아 성향을 보였고, 형법과 언론 개혁을 추진하면서 법치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이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는 피초 총리를 용감하고 강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며 “그가 이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끔찍한 폭력 행위를 규탄한다”며 슬로바키아에 미국의 지원을 제안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러한 폭력이나 공격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피초 총리에 대한 비겁한 암살 기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폭력이 유럽 정치권에서 용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