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과 IPO 사이…하나투어·여기어때·야놀자 운명은

by허지은 기자
2024.04.06 08:30:00

[위클리M&A]
하나투어·여기어때, 최대주주 매각 나서
야놀자는 美 상장 시동…10조 몸값 도전
코로나19 이후 정상화 시점…판도 바뀔까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하나투어와 여기어때 지분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여행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두 회사가 새 주인을 찾는 사이 모두투어 지분 일부를 인수한 야놀자는 미국 상장 채비에 나섰다. 코로나19의 거센 후폭풍을 견뎌낸 여행사들이 매각과 기업공개(IPO) 등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추구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각 사)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최대주주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하나투어 지분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보유 중인 지분 16.68%, 박상환 하나투어 창업회장(6.53%), 권희석 부회장(4.48%) 보유 지분 등 총 27.78%다. 현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목표 매각가는 3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여기어때의 최대주주인 CVC캐피탈도 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를 통해 연내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19년 인수 후 5년만의 매각인데, 목표 매각가는 1조5000억~1조9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어때는 2022년 미래에셋캐피탈과 산은캐피탈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약 1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19년 CVC캐피탈이 인수 당시 기업가치가 30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5년새 기업가치가 5배 이상 뛴 셈이다.

사모펀드 최대주주들은 올해가 엑시트(투자금 회수)적기라는 판단에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2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하나투어는 지난해 영업이익 3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어때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464억원을 내면서 CVC캐피탈 품에 안긴 2019년 이후 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사모펀드 하의 체질 개선이 실적으로 증명된 만큼 발빠른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확장한 야놀자는 올해 미국 상장을 목표로 삼았다. 목표 기업가치는 10조원 이상이다. 2021년 7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 II CRYSTAL SUBCO (SINGAPORE) PTE. LTD.)에서 총 2조원 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할 당시 야놀자 기업가치는 8조원으로 평가됐다. 다만 최근 몇 년간 플랫폼 기업가치가 조정을 받은 탓에 현재 장외시장에서 형성된 야놀자 시가총액은 6조원 수준이다.

야놀자는 비전펀드 투자유치 직후인 2021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지난해 말엔 뉴욕증권거래소(NYSE) 출신인 알렉산더 이브라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며 해외 상장 의지를 드러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을 위한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놀자 최대주주는 지분 24.93%를 보유한 비전펀드다. 창업자인 이수진 대표(16.37%)보다 보유 지분이 많다. 그밖에 공동 창업자 임상규 야놀자C&D 대표(8.25%), 싱가포르투자청(GIC)의 자회사 ‘Apfin Investment Pte Ltd.’(7.58%), 이 대표의 배우자 박정현씨와 두 명의 자녀가 각각 5.15%를 보유해 5% 이상 주요 주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