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만명 사망할 수도”…리비아에 닥친 대홍수 재앙

by이명철 기자
2023.09.14 07:55:36

현재 사망자 6000명 추산, 실종자 1만명에 달해
“묻힌 사망자 너무 많아…시신 수습 전문팀 필요”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리비아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사망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미 6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보다 더 많은 실종자를 감안하면 사망자수가 2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홍수가 발생하기 전 리비아 데르나시 일원의 위성 사진(사진 위), 홍수가 발생한 후 13일 같은 지역(사진 아래)은 황폐해진 모습이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알아라비야 TV에 출연해 “홍수로 파괴된 지역수를 기준으로 사망자 수가 1만8000명에서 2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리비아의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시는 지난 10일 근처에서 댐이 붕괴되면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현지 당국에서는 13일 오전 기준 사망자가 600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으며 실종자수를 1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사망자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유엔 이민기구인 국제이주기구(IOM)는 데르나에서 최소 3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데르나시에 가족들이 살고 있던 우사마 알 후사디는 로이터에 “아내와 다섯 자녀를 찾고 있다. 실종 또는 사망으로 아버지 가족 중 최소 50명을 잃었다”며 울면서 말했다.

홍수가 일어난 지역의 해변에는 옷이나 가구 같은 물건들이 흩어져 있고 깊은 진흙으로 뒤덮인 거리는 뿌리가 뽑힌 나무들과 수백대의 자동차들이 뒹굴고 있었다.

모하메드 모센 부즈밀라는 “아내와 함께 살아 남았지만 여동생과 여동생의 남편, 아들을 잃었다”며 “내가 살던 아파트에서 두 명의 낯선 사람의 시신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2011년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리비아의 피해 지원을 위해 세계에서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알-가이티 시장은 이집트, 튀니지,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카타르에서 구조팀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시신 수습을 전문으로 하는 팀이 필요하다”며 “잔해 밑과 물속에 시체가 많이 묻혀 있어 도시가 전염병에 걸릴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