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정훈 기자
2023.07.12 06:45:00
배민, 라이더 대상 31일까지 ‘배달고수클럽’ 프로모션 실시
이벤트 기간 등급별로 미션 완료하면 10만~100만원 지급
우천·폭염에 쉬지 않고 배달해야 가능한 미션에 불만 토로
우아한청년들 “궂은 날씨에 배달 수행하는 라이더 위해 기획”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배달 라이더들이 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배달 서비스 1위 앱 ‘배달의민족(배민)’이 장마철에 맞춰 준비한 여름 프로모션을 시작했지만 라이더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프로모션 실적 달성 조건이 까다롭다보니 실질적인 혜택이 부족하고 사측의 배만 불린다는 이유에서다.
라이더 “악천후 속 배달 강행…회사만 배불리는 꼴”
11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오는 31일까지 라이더를 대상으로 ‘배달고수클럽’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배달건수, 날씨 포인트, 보너스 지역 포인트 등을 통해 포인트를 쌓으면 혜택을 주는 구조다. 등급에 따른 혜택은 △배(100만원) △달(40만원) △고(25만원) △수(10만원) 등 4단계로 나눈다.
문제는 이 혜택을 받으려면 라이더의 위험 운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배’ 등급을 받은 라이더는 프로모션 기간 중에 1600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배달 1건당 1포인트를 부여하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시 1600건의 배달을 해야 받을 수 있는 수치다. 일 기준으로는 72건을 배달해야 한다. 시간당 4건을 배달한다고 하더라도 18시간을 일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 반드시 보너스 지역 포인트(1포인트)와 날씨포인트(우천·폭염시 건당 추가 2포인트)를 받아야 달성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를 두고 라이더 커뮤니티에서는 ‘라이더를 농락하는 프로모션’이라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라이더 A씨는 “대기업이 라이더를 상대로 잔꾀만 부린다”며 “배달이 몰리는 지역으로 가서 돈이 안되는 ‘알뜰배달(다건배달)’을 하라는 미션”이라고 평가했다.또 다른 라이더 B씨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급하게 운행하다 보면 신호 위반이 잦아지고, 사고발생 위험도 커진다”며 “결국 돈이 안되는 알뜰배달이나 장거리 배달을 받아야 한다. 결국 평소보다 수입이 적어 ‘조삼모사’가 될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미션 달성을 위해서는 서울 강남, 서초, 마포, 종로구 등 10개 지역에서 배달을 해야 한다. 배민 입장에서는 프로모션을 위해 위 지역에 많은 라이더가 공급되기 때문에 이득이다. 또 미션 달성을 위해서는 라이더가 배달 거절이 힘든만큼 알뜰배달 요청도 원활히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프로모션 달성을 위해 폭우나 폭염 등 악천후에서 배달을 해야하는 만큼 라이더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평상시라면 쉬어갈 타임이지만 미션 달성을 위해서는 배달을 강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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