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잭슨홀 미팅 임박…숨죽인 코인 시장

by최훈길 기자
2022.08.22 07:40:16

비트코인 2만천달러대로 하락세 멈춰
코인 투자 심리는 ‘중립’, 관망세 짙어
26일 파월 ‘금리인상 속도’ 메시지 주목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숨고르기 상태다. 미국발(發) 긴축 공포로 하락세를 보인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금주에 한미 통화당국 수장이 기준금리 인상 관련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 지가 이번 주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2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현재(오전 7시30분 기준) 전날 대비 1.59% 소폭 오른 2만1472달러를 기록했다. 1주일 전보다 11.68% 하락한 것이다.

이더리움과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암호화폐)은 소폭 오르거나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1.92% 올랐지만 전주보다 17.18% 하락해 1603달러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에이다는 3.01%, 솔라나는 3.48% 올랐지만 도지코인은 0.59% 하락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크게 늘지 않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2일 오전 7시30분 현재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188억달러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은 지난 15일 1조1945억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 20일 오전 1조67억달러까지 하락한 뒤, 소폭 반등했다.

투자 심리도 관망세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가 제공하는 ‘공포-탐욕지수’는 21일 기준 41.54점으로 ‘중립’으로 나타났다. 전날(39.61·공포)보다 소폭 오르고, 1주일 전(61.33·탐욕)보다 하락한 것이다. 이 지수는 업비트 원화시장에 2021년 2월 이전 상장한 111개의 코인에 대한 지수다. 0으로 갈수록 ‘매우 공포’로 시장 위축을, 100으로 갈수록 ‘매우 탐욕’으로 시장 호황을 뜻한다. 이렇게 관망세를 보이는 것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메시지를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오는 26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기준)에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 캔자스시티 연은 주최로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심포지움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기조가 계속 긴축으로 가면서 누적되는 정책 조정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다. 지난 18일 오전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일부 위원들은 “앞으로 더 많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의사록이 공개된 뒤 미국 증시는 고꾸라졌다.

국내 일정으로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메시지도 주목된다. 한은은 25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정례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날 오전 9시30분~10시 전후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빅스텝(0.5%포인트)보다는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11시30분께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때 이 총재가 향후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가상자산 시장 분석가 시몬 피터스는 “FOMC 의사록에서 취할 핵심적 내용은 인플레이션이 폭넓게 하락할 때까지 연준은 금리 인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미국 증시와 암호화폐의 상관관계가 암호화폐 시장에 스며들어 지금 시장이 하락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가상자산거래소 OKX의 금융시장 책임자 레닉스 라이는 “암호화폐 회사들 사이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도미노 효과는 월스트리트의 2008년 금융붕괴 상황과 비슷해 보인다”며 시장이 위축된 ‘크립토 윈터’를 예고했다.

22일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부분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암호화폐)이 전날보다 소폭 올랐지만 지난 주보다는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진=코인마켓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