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짓무르고 분유는 하루 3번… 갓난아기는 그렇게 숨졌다

by송혜수 기자
2021.12.21 07:41:45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태어난 지 77일 된 아기가 부모로부터 방치돼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숨진 아기의 배에는 멍 자국이 있었고, 몸 곳곳 진물이 확인됐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21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23일 경남 거제에선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아기의 친부 A(21)씨였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아기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지만, 병원 도착 한 시간여 만에 숨을 거뒀다.

사망 당시 아기의 배에는 멍 자국이 있었고, 엉덩이와 항문에선 진물이 심하게 나오는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당일 친모 B(18)씨는 친정에 가 있었고, A씨는 이날 자정께 아기를 홀로 둔 채 5시간 동안 PC방에 다녀왔다.

이후 A씨는 새벽 5시께 집에 돌아와 아기에게 분유를 먹였고, 7시간이 지난 정오께 다시 아기에게 분유를 준 뒤 다른 방에서 잠을 잔 것으로 전해졌다.



생후 70여 일이 된 아기는 최소 3시간마다 분유를 먹여야 하는데 이들 부부는 평소 아기에게 하루 3번 분유를 줬고, 일회용 기저귀를 말려서 다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기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이나 병원 치료 이력도 없었다. 더욱이 이들 부부는 새 기저귀를 사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지만 일을 구하지도, 자치단체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결국 아기의 장례비용도 거제시가 지원했다.

이에 경찰은 A씨에 대해 아동방임 유기치사 혐의, B씨에 대해 아동방임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학대가 있었는지에 대한 여부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