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안주는 `나쁜 아빠`, 이제 정부가 신상 공개한다

by신하영 기자
2020.10.15 00:02:00

사회관계장관회의서 아동학대·교통안전 방지책 논의
양육비 미지급자 운전면허정지 이어 신상공개 제재
고령운전자 야간운전 제한 등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

[이데일리 신하영·박기주 기자] 정부가 양육비 지급을 거부하는 이른바 ‘나쁜 아빠’에 대해 신상 공개를 추진한다. 아울러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조건부 운전면허를 도입하기로 했다.

여성의당과 양육비해결총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법사위 양육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와 세종청사에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한부모가정 아동·청소년이 양질의 돌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명단공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 인터넷을 중심으로 2년 전부터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 공개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2018년 개통된 인터넷 홈페이지 ‘배드파더스(Bad Fathers·나쁜 아빠들)’ 운영자는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신상을 공개해오다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수원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따르면 양육비 이행률은 지난해 36.6%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가 나서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명단공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상습적으로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공개가 가능하도록 양육비이행법을 개정하겠다는 것. 국가별로는 미국·호주·벨기에·덴마크·프랑스·독일 등 14개국이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처벌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호주·뉴질랜드가 양육비 미지급자를 출국금지하고 있으며, 미국·영국·캐나다는 운전면허 정지 제재를 받는다. 우리나라도 최근 양육비이행법 개정으로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해 운전면허 정지가 가능하게 됐다.

고령운전자에 의한 사고발생율을 낮추기 위해 오는 2024년까지 조건부 운전면허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날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선 2023년까지 교통사고로 인한 고령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의 고령자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고령운전자로 인해 발생한 사망사고는 전체의 22.9%로, 고령운전자 비중(10.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경찰청은 운전능력이 약화된 고령운전자에 대해 △야간·고속도로 운전금지 △최고속도 제한 △첨단 안전장치 부착 등을 조건으로 운전을 허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대학생 현장실습을 제도화하고 최저임금 수준으로 실습비가 지원되도록 지급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실습 참여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상해보험·산재보험 가입 의무화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