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모터스포츠팀, WRC-WTCR 동반 우승 초읽기

by피용익 기자
2018.10.07 09:00:00

2014년 WRC 참가 후 올해 사상 첫 종합 우승 기대감
WTCR서도 1·2위 올라 i30 N TCR 우수한 성능 입증

[프랑크푸르트=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현대자동차(005380)의 모터스포츠팀이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과 ‘월드 투어링카 컵(WTCR)’에서 시즌 동반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모터스포츠에서의 선전은 인지도 제고는 물론, 판매 확대와 양산형 고성능차 개발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현대차에 따르면 2018 시즌 WRC 경주대회에서 ‘현대 쉘 모비스 월드랠리팀(이하 현대 월드랠리팀)’은 ‘도요타 가주 레이싱팀’과 치열한 1위 다툼을 펼치고 있다.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대회로, 포뮬러원(F1) 대회와 함께 국제 자동차 경주 대회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현대 월드랠리팀은 지난달 16일 마무리된 제10차 대회인 터키 랠리까지 마친 상황에서 총점 279점으로 도요타 가주 레이싱팀(284점)과 불과 5점차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i20 쿠페 WRC 차량으로 출전한 현대 월드랠리팀은 사상 처음으로 시즌 종합 1위를 목표로 9차 대회까지 순항하던 중 10차 대회에서 5점차의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한 대회만으로도 10~20점차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3개 대회에서 재역전을 통한 첫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월18일 2018 WRC 스웨덴 랠리에서 우승한 현대 월드랠리팀 선수들(차량 위 왼쪽부터 니콜라스 질술·티에리 누빌)이 i20 랠리카 위에 올라가 우승컵을 들고 관계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 월드랠리팀은 첫 시즌인 2014년 총 8개 팀 중 4위를 시작으로 2015 시즌 3위, 2016 시즌과 2017 시즌 연속 2위에 오르는 등 해마다 발전된 성적을 거둬왔다. 올 시즌 종합 우승을 달성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한 엄청난 홍보 효과는 물론 양산차의 성능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WRC는 연간 4개 대륙 13개국에서 진행돼 현장의 관람객수가 연간 360만명, 중계 시청자도 약 160개국에서 약 8억명에 달하는 등 미디어 노출가치가 약 4억8700만 유로(약 6400억원)로 추산된다.

시청자수는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 전쟁’이 펼쳐지는 미국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보울(1억1000만명)의 약 7배,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1억8000만명)의 4배가 넘는다. 미디어 노출을 통한 경제적 효과 역시 미국의 4대 프로 스포츠리그 중 하나인 미국프로농구(NBA) 결승전(1억달러)의 약 6배에 달한다.



실제로 현대차는 WRC에 본격 참가를 시작한 2014년 유럽 시장에서 2013년 대비 0.4% 증가한 42만4021대를 판매했고, 2017년에는 52만3258대를 판매하는 등 4년간(2013~2017년) 연평균 5.5%의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i20 Coupe WRC
현대차는 WRC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가 제작한 레이싱 차량이 WTCR에서 참가 첫해부터 선두권을 휩쓸고 있다.

WTCR은 WRC나 F1처럼 제조사가 직접 대회에 출전하는 형태가 아니라, 제조사가 개인 또는 프로팀에 경주용 차량을 공급해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커스터머 모터스포츠’로 분류된다. 지난해에는 28개국에서 총 230경기가 개최됐다.

이 대회는 양산차를 바탕으로 엄격한 성능 상한 규정에 맞춰 튜닝한 레이싱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양산차의 성능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올해 WTCR 대회에 현대차의 i30 N TCR로 참가중 인 ‘BRC 레이싱팀’과 ‘이반 뮐러 레이싱팀’은 나란히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i30 N TCR의 우수한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차는 i30의 고성능 버전인 i30 N을 TCR 규정에 맞게 튜닝해 전 세계 프로팀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i30 N TCR은 현재 유럽에서 양산 판매 중인 i30 N과 동일한 엔진인 2.0ℓ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에 튜닝을 거쳐 약 340마력을 발휘하도록 제작됐다.

현대차 외에도 아우디(RS3), 폭스바겐(골프 GTI), 포드(포커스), 푸조(308), 혼다(시빅 타입 R) 등의 완성차 업체가 프로팀에 차량을 공급함으로써 WTCR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데뷔 첫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본격 참가 첫 해인 올해도 1, 2위를 달릴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입증하며 현대차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며 “i30 N과 벨로스터 N 등 양산형 고성능차는 물론 현대차의 일반 양산차에 대한 시선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28일 현대자동차 ‘i30 N TCR’ 경주차가 헝가리 헝가로링 서킷에서 개최된 ‘2018 WTCR’ 두 번째 대회에서 달리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