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보호무역 현지 대응 활동 대폭 강화

by양희동 기자
2018.08.05 10:39:20

현지 법인 사무실도 연방의회 옆으로
트럼프 정부 보호무역 대응 차원 등
올 상반기 로비자금 221만 달러 역대 최고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새 워싱턴DC 사무실이 들어설 미국 연방의회 인근 건물. [삼성전자 뉴스룸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현지 정치권 등을 대상으로 지출한 로비활동 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와 스마트폰·반도체 등의 기술특허 분쟁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지 법인의 워싱턴DC 사무실을 연방의회 바로 옆으로 이전하는 등 대관 업무도 강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업계와 미국 시민단체 ‘책임정치센터(CRP)’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1~6월) 미국에서 총 221만 달러(약 25억원)의 로비활동 자금을 지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47만달러)보다 50.3% 늘어난 수준으로 상반기 기준으로는 현지 진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번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18년 한해 전체 지출은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341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로비 지출은 2012년까지는 한해 100만달러에 못 미쳤으나 △2013년 132만달러 △2014년 141만달러 △2015년 137만달러 △2016년 137만달러 등을 기록했고,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된 지난해 액수가 급증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로비자금 지출의 목적 가운데 무역 관련 사안이 총 37건 가운데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연방 예산(4건)과 이동통신·세금(각 3건) 관련이 뒤를 이었다. 로비 대상 기관으로는 연방 상·하원이 각각 11건으로 최다였고 대통령실이 4건이었다. 상무부와 백악관, 무역대표부(USTR) 등이 각각 3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IT·전자 업계에서 올 상반기 가장 많이 로비 자금을 지출한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로 494만달러였다. 이어 퀄컴(389만달러), 애플(376만달러), 오라클(370만달러), IBM(304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독일 지멘스(224만달러)에 이어 9위에 올라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톱10’에 들었다.

한편 미국법인은 지난 7월 연방 의회에서 걸어서 3~5분 거리에 있는 건물로 워싱턴DC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올 연말 정식으로 문을 열 이 사무실은 연 면적 2650㎡ 규모로, 대관 담당 직원 등이 근무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