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모터·컴프레서 공격 투자.. 가전부품 수직계열화 강화

by이진철 기자
2016.07.24 10:00:00

올해 모터·컴프레서 R&D인력 20%·개발비 2배 확대
차량용 부품사업 유기적 협력.. 車모터 분야 시너지 모색

[창원=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LG전자(066570)가 가전제품의 심장으로 비유되는 ‘모터’와 ‘컴프레서’ 부품분야의 투자를 크게 늘린다. 핵심부품에서 완제품까지 가전사업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고 자동차 부품사업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전세계 종합 가전업체 중에서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LG전자는 지난 22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모터와 컴프레서 분야의 연구개발(R&D) 인력을 20% 이상 늘리고, 개발비는 지난해 대비 2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창원을 모터와 컴프레서 연구개발의 메카로 삼고, 20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지상 20층 규모의 창원 R&D센터를 완공하는 것을 비롯해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태영 LG전자 컴프레서BD(Business Division)담당 상무는 “부품과 완제품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최적의 품질과 성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지난 90년대말 외환위기 속에서도 핵심부품의 연구인력과 투자는 오히려 늘렸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현재 경남 창원을 비롯해 중국 남경·진황도·태주, 인도 노이다, 태국 라용 등 총 7개의 글로벌 생산거점에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모터와 컴프레서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규모는 모터와 컴프레서가 각각 3000만대 수준이다. 지금까지 누적 생산량은 10억대에 육박한다.

모터와 컴프레서 10억대를 위로 쌓아 올리면 높이가 약 13만km 이상으로 지구 둘레 길이의 3배가 넘고,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의 1만5000배에 달한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DD(다이렉트 드라이브)모터’와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의 뛰어난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아 다른 가전업체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컴프레서 생산량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외부 업체에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 모터도 본격적인 외부 거래선 공급을 시작했다.

글로벌 업체 중에서는 독일 세콥(Secop), 일본 파나소닉(Panasonic)과 니덱(Nidec), 브라질 엠브라코(Embraco), 미국 코플랜드(Copeland) 등이 생활가전 제품에 들어가는 모터와 컴프레서를 생산하고 있다.

박정현 LG전자 모터BD담당 상무는 “55년 동안 축적한 모터와 컴프레서의 기술력이 LG 프리미엄 가전의 성공 비결”이라며 “차량용부품(VC)사업본부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자동차용 모터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얼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매출액 4조2195억원, 영업이익 4078억원, 영업이익률 9.7%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분기 사상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H&A사업본부 2분기 실적도 수익성 높은 초프리미엄 가전인 LG 시그니처를 비롯해, 트윈워시 세탁기, 얼음정수기냉장고, 휘센 듀얼 에어컨 등의 판매호조로 1분기 수준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산동에 위치한 창원 2공장 모터 생산라인에서 LG전자 직원이 세탁기용 DD(Direct Drive) 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