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美물가 주춤‥옐런 '비둘기' 될까

by안승찬 기자
2016.03.29 05:50:12

뉴욕증시 혼조세..내일 옐런 의장 발언에 촉각
美물가상승률 정체..''추가 금리인상 쉽지 않다'' 분석도
국제유가 소폭 하락..판도라 CEO 교체로 12% 급락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뉴욕 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내일로 예정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을 확인하자는 심리가 강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미국의 물가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옐런이 매파적으로 급격하게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28일(현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9.66포인트(0.11%) 상승한 1만7535.39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1.11포인트(0.05%) 높은 2037.05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6.72포인트(0.14%) 하락한 4766.79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고용상황이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에 들어가 있는 현재 남는 잣대는 물가다. 물가가 연준이 생각하는 2% 목표치로 올라서면 연준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미룰 이유가 없다.

연준이 미국의 물가상승 수준을 판단하기 위해 가장 열심히 챙겨보는 지표는 바로 근원 개인소비지출(Privateㆍ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PCE)이다.

근원 PCE는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큰 식료품과 유가 등을 제외한 일반 개인들의 소비 물품의 평균 가격을 보여준다. 개인의 소비 증가에 따른 실제 물가상승폭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그런데 2월 근원 PCE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2월 근원 PCE가 한달 전보다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 1월 0.3%로 잠시 올랐다가 다시 내려온 셈이다. 시장의 예상치는 0.2% 상승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1.7%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 역시 예상치(1.8%)를 밑돌았다.

소득 역시 생각만큼 늘지 않았다. 2월 개인소득은 전달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월 개인소득이 0.5% 증가했다가 다시 기대감이 꺼졌다.

미국인들은 저축을 더 늘렸다. 개인저축률은 5.4%로 늘렸다. 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인들이 소비를 늘리는 대신 여윳돈을 저축하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가 늘고 물가가 더 올라가지 않으면 연준이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는 데 부담스러울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지방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잇따라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지만, 결국 키를 쥐고 있는 건 옐런 의장이다.

RJO퓨처스의 존 카루소 선임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내일 옐런 의장이 연설에 나설 때까지 불확실한 상태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7센트(0.2%) 내린 배럴당 39.39달러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불안해하는 눈치다.

바클레이즈는 국제 유가가 30달러대 중초반으로 다시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 1~2월 원자재 투자상품으로 총 200억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유가 랠리는 펀더멘털 개선에 근거를 둔 움직임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자칫 투자자금 회수 요청이 몰리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방으로 오버슈팅할 수 있다고 바클레이즈는 경고했다.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판도라는 최고경영자 교체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12% 급락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