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5.03.01 09:52:42
카피캣 이미지 벗고 삼성·애플 추격 '야심'
내수 비중 높고 특허권 취약한 게 걸림돌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올해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5’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리더로의 도약을 노린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의 뒤를 따라가는 ‘카피캣’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겠다는 각오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 업체 중 선두주자는 단연 화웨이다. 지난해 샤오미가 엄청난 양의 스마트폰을 팔아치우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화웨이는 기본기를 갖춘 실력파로 꼽힌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등과 함께 가장 큰 규모의 전시 부스를 꾸렸다. 이번 MWC에서 공개될 보급형 스마트폰 ‘아너X2’는 7인치 디스플레이에 3GB(기가바이트) 램(RAM)이 탑재됐다. 이 제품은 독자 개발한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린 925’를 적용했다. 자체적으로 AP를 개발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화웨이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샤오미도 지난해 돌풍을 이어가기 위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를 준비 중이다. 특히 이슈가 됐던 듀얼 엣지 스마트폰 ‘아치’의 등장 여부가 관심사다.
최근 모토로라 인수 작업을 완료한 레노버는 PC 최강자를 넘어 올해부터 스마트폰 강자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MWC에서도 다양한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를 전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얇은 4.6mm 두께의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오니를 비롯해 오포, 비보 등 중국의 2세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약진도 눈여겨 볼 만하다. 같은 중화권인 대만으로 눈을 돌리면 HTC가 있다.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원M9’과 ‘원M9플러스’를 공개한다.
중국 업체들이 올해 MWC를 야심차게 준비 중이지만, ‘우물 안 개구리’ 이미지에서 탈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끌어내리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 샤오미는 전체 판매량의 90% 이상을 내수에 의존하고 있다. 해외 비중을 높이기 위해 신흥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특허침해 논란 때문에 쉽지 않다. 이는 다른 중국 업체들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딜레마다.
이를 의식한 듯 궈핑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년 3억 달러(3300억원)의 특허 사용료를 지출하는 등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선두권 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좁히고 있지만 원천기술이 부족한 게 문제”라며 “자체 기술력 강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내수 의존도를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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