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4.03.16 10:36:12
삼성선물 목공예 동호회
"섬세하고 예민한 점이 선물과 목공예의 공통점"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파생’을 국어사전에서 찾으면 ‘사물이 어떤 근원으로부터 갈려 나와 생긴 것’이라고 나온다. 현물에서 파생된 선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나무에서 파생된 목공예를 위해 뭉쳤다.
삼성선물 목공예 동호회의 최고참격인 이기훈 법인영업본부 상무는 목공예를 ’나의 로망이자 평생의 꿈‘이라고 말했다.
목수인 아버지의 등을 보며 컸던 이 상무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목공예를 접하게 됐다. 가끔은 개인적으로 공방을 찾아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 두달 전, 삼성증권에서 삼성선물로 자리를 옮기며 목공예 동호회에 자연스럽게 가입했다.
“회사에 들어오고 얼마 되지 않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목공예를 통해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팀도 다르고 제각기 자신의 일을 하고 있지만 목공예를 할 때는 서로 도와주고 아이디어도 내며 친분을 쌓고 있습니다”
회사 내 직위는 물론 연령대도 다양하다.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앞두고 아이들의 책상과 침대를 만드는 공유찬 팀장, 가족이 옹기종기 앉을 식탁을 만드는 한정민 대리 등 총 14명의 동호회원이 소속돼 있다.
강제성은 없다. 시간이 남는 회원이 주말에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공방을 찾아 자신의 작품을 만들면 그만이다. 그러나 목공예의 매력과 동호회의 끈끈함 덕에 거의 모든 회원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월요일이면 자신이 만든 가구를 사진 찍어 자랑하기도 한다. 공방을 찾을 때마다 완성에 한발 더 다가가는 목공예의 매력 탓에 주말마다 저도 모르게 발길이 간다는 설명이다.
나무를 만질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는 이 상무는 목공예를 통해 가장의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아내를 위해 함께 디자인한 차탁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기르는 강아지 두 마리가 살 개집을 만들 계획이다. 언젠가는 온실이 있는 집을 만들겠다는 꿈도 있다.
이 상무는 “사실 목공예와 선물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책상 하나를 만들어도 홈과 목재 두께, 이음새 모두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단다. 자칫하면 서랍이 헐겁거나 다리가 짧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나무마다 성격이 다르고 나이테에 따라 뒤틀리는 방향도 다르다. 이 상무는 “수학적이고 전문적이며 예민한 점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최근 금융투자업계 모두 고사위기라 할 정도로 힘든 상황인 만큼, 시장이 다시 회복할 때까지 끈기 있게 살아남아야 한다”며 “저를 포함해 모든 분들이 일할 때는 최선을 다해 일하고 취미생활을 나누는 동호회 등을 통해 긴장과 이완을 조화롭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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