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집중” CJ제당 ‘라이신’ 악재 털고 올해 ‘질주’ 할까

by한전진 기자
2024.05.15 06:10:00

“라이신 의존 감소” 바이오 영업익 55% 증가
해외 식품 사업 선전까지…호조세 이어질 듯
‘바이오 식품’ 대상그룹도 1분기 호실적 전망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CJ제일제당(097950)이 올해 본격적인 실적 반등 채비에 나서고 있다. ‘아픈 손’으로 꼽혔던 바이오 사업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해서다. 그동안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에 편중됐던 사업구조를 고부가가치 품목들로 재편해 온 효과가 컸다. 여기에 해외 식품 사업의 호조세도 이어지는 중이다. 비비고 만두를 넘어서 이젠 냉동 치킨, 즉석밥 제품까지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아미노산 제품들 (사진=CJ제일제당)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제외 개별기준)의 올해 1분기 바이오 사업 매출액은 1조2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78억원으로 55% 증가했다. 주력 제품인 사료용 아미노산을 고부가 소재들로 재편한 것이 주효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경쟁기업이 많고 단가가 적은 ‘라이신’ 대신 수익성이 높은 ‘트립토판’ 등의 비중을 높여왔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트립토판(44%)을 비롯해 스페셜티 아미노산(32%)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프리미엄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 역시 신규 수요를 확대해 매출이 62% 늘었다. 이외에도 알지닌, 히스티딘, 발린 등 품목의 바이오 매출 비중이 역대 최고(22%)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2022년까지만 해도 라이신을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침체가 문제였다. 돼지고기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라이신 수요도 줄었다. 특히 경쟁기업의 저가 공세도 이어지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항상 실적의 발목을 잡혔다. 라이신 등 사료용 아미노산은 가축의 발육 촉진제로 보통 돼지고기의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린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고부가가치 품목 확대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 파운드리 분야에 본격 진출해 신규 생산 기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경쟁업체가 적고 가격대가 높은 품목의 매출 비중이 늘면 늘수록 글로벌 사료 시장의 악화 속에서도 꾸준히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복안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식품 사업과 스페셜티 아미노산 중심으로 판매량의 성장세가 지속하고 있는 추세”라며 “곡물 투입단가 안정화와 바이오 사업의 체질 개선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수익성 개선 모텀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식품 사업에서 K푸드의 지배력을 공고화하는 것도 실적 전망을 밝히는 요인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4442억원, 영업이익 2670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0.8%, 77.5% 증가한 수치다. 해외 식품 사업의 선전이 배경이다. 만두, 롤, 가공밥, 김치, 고추장 등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앞세워 핵심 권역인 북미를 비롯해 신시장인 유럽과 호주에서도 성장을 이어갔다.

한편 CJ제일제당과 같이 식품과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는 대상도 올해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종가’ 김치 등의 해외 수출이 확대하고 바이오 사업의 체질 역시 강화한 영향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상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동기대비 81.9% 증가한 45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3% 늘어난 1조195억원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