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후원금 서이초 위해 써주길”
by이준혁 기자
2023.08.23 07:02:38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발달장애 아들을 가르치다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특수교사 A씨를 도우려 전국에서 1800만원이 넘는 후원금이 마련됐다.
해당 교사는 모금액을 서이초등학교 사건 진상 규명에 써달라는 입장을 보이며 교권 회복 및 보호를 위한 목소리에 동참했다.
23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류재연 나사렛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A씨에게 재판에 필요한 변호사 선임비 등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모금을 진행했다.
블로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뤄진 모금으로 약 일주일 만에 1844만원이 모였으며, 현재는 마감된 상태다.
류 교수는 모금을 시작하며 “판결 결과가 어떻게 되든 힘든 과정을 견디고 있는 선생님께 힘을 드리고 싶다”라며 “선생님이 일찍이 정중하게 사양한 걸 알지만, 이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에 공적으로 해결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류 교수에 따르면 전국 각지의 특수교사와 일반 시민, 학교장, 학부모, 장애인 관련 단체 등에서 기부에 동참했다.
다만 모금액을 전달 받은 A씨는 류 교수 측에 서이초 교사 극단 선택 사건과 관련된 진상 규명을 위해 기부금을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최근 복직해 급여를 다시 받게 된 만큼 본인의 힘으로 변호사 선임비 등을 해결할 수 있다며 만류했다.
A씨는 류 교수에게 “서이초 사건이 아니었으면 (내 사건도) 드러나지 않았을 거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특수교육이나 나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현재의 교육계 상황이 공정하게 해결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A씨는 주씨 아들이 통합학급 수업 중 여학생 앞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해 특수학급으로 분리된 후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9월 고소당했다. 주씨 부부는 아이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수업 내용을 녹취한 뒤 이를 증거로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이 일로 직위 해제됐다가 지난 1일 경기도교육감 직권으로 복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