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 인상은 과도"…'자이언트 스텝'으로 기우는 연준
by장영은 기자
2022.07.18 07:06:59
월러 연준 이사 등 1%p 금리인상에 부정적 의견 표명
급격한 긴축으로 경제활력 감소할 우려 있어
기대 인플레 우크라전 개전 이후 최처 수준
페드워치, 0.75%p 인상 확률 70.9%…1.0%p는 29.1%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1%포인트 인상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준은 오는 26~27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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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을 토대로 연준이 이번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지난 13일 미국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면서 확산했다. 지난달 미 CPI는 전년동기대비 9.1% 급등하며 시장 예상치(8.8%)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에 연준이 긴축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1%포인트 인상도 가능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다수의 연준 이사들은 1%포인트 금리 인상은 과도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과감한 긴축을 주장해 온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4일 아이다호주(州)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75%포인트 인상도 강력하다”며 “1%포인트를 올리지 않는다고 연준이 일을 안 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하는 것 역시 충분히 파격적인 조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우리는 CPI가 안 좋게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안 좋았을 뿐”이라며 “하나의 데이터에 따라 정책을 만들고 싶지 않다. 그것은 중요한 원칙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역사적으로 급격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경제활동이 둔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5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너무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필요하게 경제의 약한 부분을 노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지난주 경제와 시장이 적응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달 연준이 예상보다 큰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폭락했고 장기 채권 수익률은 하락했다.
향후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점도 기준금리 1%포인트 상승을 결정할 근거를 약화시킨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발표된 미시간대의 7월 소비자태도지수에 따르면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5.2%로 전월의 5.3%보다 낮아졌고,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8%로 전월의 3.1%에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저치다.
이와 관련 로런스 마이어 전 연준 이사는 “연준도 부담을 덜게 됐다. 이번 달에 1%포인트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지난 13일 81.5%까지 치솟았다가 이날 29.1%로 떨어졌다. 18.5%까지 떨어졌던 0.75%포인트 인상 확률은 70.9%로 다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