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승현 기자
2021.08.10 06:0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초등학생들이 길거리에서 음료수를 팔아 돈을 벌도록 하면 우리는 아동학대라고 하겠죠?”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과거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시절 미국 워싱턴DC의 켄우드 지역에서 목격한 일을 들려줬다. 이곳은 주택가여서 편의점이 없는데 당시 여름에 초등학교 1학년 미국 아이들이 얼음을 넣은 콜라 등을 팔고 있었다. 가격은 편의점의 3배. 이렇게 수입이 생기면 기부를 하도록 부모가 교육시킨다고 한다. 이 원장은 “이들은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상거래를 통해 돈에 대한 교육을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제로 어린이와 청소년, 대학생을 위한 금융·경제교육에 적극적이다. 서금원은 온라인 금융교육 인원을 2018년 7만1000명, 2019년 13만9000명, 2020년 27만2000명 등 늘려가고 있다.
자신도 2018년 10월 취임 후 전국의 특성화고와 대학교 17곳을 방문하며 ‘CEO 금융특강’을 해왔다. 청년들이 경제와 금융을 익히도록 기본 개념과 지식을 강의한다. 다만 주제를 금융으로 한정하진 않는다고 한다. 인생 조언 얘기도 한다. 일례로 숙명여대 강연에서 세계적인 댄서 ‘리아킴’(본명 김혜량) 얘기를 들려줘 반응이 좋았던 것을 떠올렸다. 대학을 가지 않고 춤에 승부를 건 리아킴은 현재 유튜브 구독자가 2300만명이 넘는다. 숙명여대 학생들은 강연 후 손글씨로 작성한 롤링페이퍼를 작성해 보내줬다.
지난 6월에는 ‘원장쌤의 경제 한 조각’이란 책을 펴냈다. ‘놀면서 배우는 어린이 경제상식’이 부제이다. 돈의 개념과 함께 경제·금융 관련 기초지식을 포용이가 묻고 원장쌤이 답하는 식으로 풀어냈다. 그는 특강을 하면서 학생과 청년에게 금융지식을 알기 쉽고 흥미있게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금융교육 현실에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모의 관심이 많지 않은 데다 학교에서 금융을 정규과목화하는 방안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 이 원장은 “학생들이 경제를 알고 (사회에) 나와야 하는데 경제 단체들도 관심이 없다”며 “경제를 알도록 하면 사업가가 혜택을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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