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월가 눈높이 못 미친 고용 증가세…다우지수 0.92%↓

by김정남 기자
2021.08.05 06:19:28

7월 ADP 고용 33만명 증가…예상치 반토막
경기 둔화 우려 급부상…증시 초반부터 약세
2주 남은 뉴욕 오토쇼 취소…델타 우려 점증
로빈후드 주가 또 50% 폭등…70.4달러 마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약세 흐름을 보였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민간 고용 지표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움츠러들었다.

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2% 하락한 3만4792.67에 거래를 마쳤다. 3만5000선이 깨졌다. 대형주를 모아놓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S&P 지수는 0.46% 내린 4402.66에 마감했다.

그나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3% 상승한 1만4780.53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23% 떨어졌다.

개장 전 나온 고용 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고, 이에 장 초반부터 증시는 약세를 띠었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7월) 민간부문 고용은 33만명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65만3000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달(68만명) 대비 반토막이 났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고르지 못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2분기 들어 일자리 증가 속도가 현저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코의 세바스찬 맥케이 펀드매니저는 “성장세가 여전히 강한 단계에 있지만 회복 초기만큼은 아니다”라고 했다.

추후 델타 변이 확산이 심화할 경우 고용시장이 더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쩍 커졌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달 18~31일 코로나19 확진자의 유전자 시퀀싱 결과, 델타 변이로 확인된 사례는 93.4%를 차지했다. CDC는 2주 단위로 시퀀싱 정보를 공개한다. CNN은 “델타 변이가 지난 2개월 동안 급격히 확산했다”고 했다.

이에 미국 국채금리는 더 떨어졌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1.127%까지 하락했다.

기업들의 성장 기대도 다소 주춤해졌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9.9(계절조정 기준)로 나왔다. 전월(64.6) 대비 하락했다. 서비스업 PMI는 5월 당시 70.4까지 오르며 2009년 10월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그 이후 두 달째 오름세가 꺾였다.



PMI는 매달 제조업, 서비스업 동향에 대한 설문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경기지표다. 기준은 지수 50이다. 이를 하회할 경우 전달에 비해 경기 수축을, 상회할 경우 경기 확장을 각각 기업 구매 담당자들이 예상한다는 의미다.

다만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지난달 서비스 PMI는 64.1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치다.

델타 변이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장중에는 오는 20~29일 열릴 예정이었던 뉴욕 국제오토쇼가 델타 변이 확산에 결국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뉴욕 오토쇼를 소유·운영하는 뉴욕 자동차딜러협회의 마크 쉬엔버그 회장은 성명을 통해 “올해 뉴욕 오토쇼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최근 델타 변이 확산 속도는 가파르다. 존스홉킨스대 집계를 보면, 지난주 뉴욕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2418명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81% 급증했다.

연방준비제도(Fed) 내 2인자로 꼽히는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행사에서 “오는 2023년 초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장기 목표치인 2%에 잘 고정돼 있는 한 2023년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는 건 연준 평균물가목표제(AIT)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기 둔화 관측이 커진 만큼 조기 긴축 우려는 도드라지지 않았다.

이날 가장 주목 받은 종목은 로빈후드였다. 로빈후드 주가는 이날 50.41% 폭등한 주당 70.39달러에 마감했다. 로빈후드는 일종의 개인투자자 주식 토론방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종목이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0.39% 하락한 17.97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6% 상승한 7123.86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88%,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33% 각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