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치 "올해는 공연으로 더 자주 만날게요"
by장병호 기자
2021.03.11 06:00:00
[국악, 이제는 ''조선팝''②]
개성넘치는 관광公 홍보영상 유명세
''범 내려온다''로 ''1일 1범'' 신드롬도
새 앨범 초도 물량 완판에 2쇄 찍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는 사실 계획했던 것과 달리 화제성 중심으로 활동이 이어졌어요. 그럼에도 전통의 소비 방식이 점점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했죠. 우리 음악이 앞으로 대중음악 시장에서도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 밴드 이날치(왼쪽부터 이철희, 신유진, 권송희, 안이호, 이나래, 장영규)가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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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악 열풍의 중심에는 밴드 이날치가 있다. 네 명의 소리꾼(안이호·권송희·신유진·이나래), 그리고 세 명의 연주자(장영규·이철희·정중엽)로 구성된 이날치는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홍보 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를 통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노래 ‘범 내려온다’의 인기에 힘입어 ‘1일 1범’이란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까지 섭렵하며 국악과 대중 사이의 가교가 됐다.
이날치 멤버들도 예상치 못한 뜨거운 관심이었다.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날치 멤버들은 “전통음악이 이전보다 더 다양하게 소비되고 있음을 직접 느꼈다”며 지난해 활동을 돌아봤다.
판소리를 기반으로 밴드 음악을 하는 이날치는 자신들을 ‘얼터너티브 팝 밴드’로 소개한다. 국악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음악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다. 멤버 모두가 즐기기 위한 음악을 한 것이 대중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사로잡았다. 인기에 힘입어 최고의 스타들만 출연한다는 스마트폰 광고까지 섭렵했다. 신유진은 “광고를 위해 우리 노래를 개사할 때는 정말 실화인가 싶었다”고 광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나래는 “광고 촬영 날에는 현장에 수많은 스태프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어서 ‘진짜로 상업시장에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 밴드 이날치가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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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방송을 통해 신곡 ‘여보나리’를 발표했다. ‘수궁가’에서 별주부의 마누라가 별주부를 용궁에 못 가게 하는 대목을 바탕으로 한 노래다. 안이호는 “‘범 내려온다’로 계속 활동하다 보니 다른 음악에 대한 요구가 많이 생겼다”며 “어느 날 일정을 마치고 멤버들과 뒤풀이를 하다 (권)송희가 기분 좋은 취기에 ‘수궁가’의 한 대목을 불렀는데 장영규 감독님이 재미있다며 음악 작업을 시작해 녹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곡 발표와 함께 정규 1집 앨범 ‘수궁가’는 최근 CD로도 발매됐다. 초도 물량 1000여 장이 다 판매돼 2쇄에 들어갔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1집 LP도 매진 사례를 이어갔다. 1000여 장씩 총 3쇄를 찍었는데 모두 판매됐고 현재 4쇄를 준비 중이다.
아쉬운 점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공연 활동을 많이 못한 것이다. 주목을 받고 있을 때 활발하게 활동을 해야 관심이 지속되고 시장도 넓힐 수 있을 터다. 올해는 ‘2021 통영국제음악제’,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와 함께 하는 LG아트센터 기획공연 등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날치의 인기를 발판으로 삼아 ‘제2의 이날치’가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날치 멤버들은 “각자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 되지 ‘제2의 이날치’가 나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국악계의 다양한 시도가 소개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나래는 “우리는 화제성에 힘입어 방송을 통해 소개됐지만 그 이전에는 이런 시도가 소개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며 “미디어에서도 조금 더 다양한 시선으로 음악을 바라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개인활동도 병행했던 네 명의 소리꾼은 올해는 이날치 활동에만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2집 앨범 작업도 예정돼 있다. ‘수궁가’를 재해석한 1집과 달리 네 명의 소리꾼이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새로운 콘셉트의 앨범이 될 전망이다. 신유진은 “소리꾼으로서 이 사회를 살아가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우리만의 음악으로 만들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촬영·편집=박예원 인턴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