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성장 핵심 전략 부상한 시진핑의 '쌍순환'이란?
by신정은 기자
2020.09.04 00:00:00
중국 공산당 10월 5개년 계획 발표
시진핑, 최근 ''쌍순환'' 여러차례 강조
내수 위주, 해외시장 순환하는 ''새로운 발전구조''
첨단기술 개발…경제자립 美의존 줄일듯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1일 베이징에서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좌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의 앞으로 5년간 중장기 경제 발전 계획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미국과 갈등 속에서 중국은 내수 경제를 키우고 주요 핵심 기술을 육성해 세계 시장에 나아가겠다는 야심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 전면 심화 개혁위원회 회의’에서 ‘쌍순환’(雙循環·이중 순환)이 중국의 새로운 경제 전략이라고 천명했다.
시 주석은 이자리에서 “국내 대순환을 위주로 국내와 국제 간 ‘쌍순환’이 서로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조를 형성하는데 속도를 내야한다”며 “이는 중국의 발전 단계, 환경, 조건 변화에 근거한 전략적 결정이고, 전체 국면의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개혁과 관련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상황에서 새로운 발전 구조를 만들려면 적지 않은 문제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발전의 질과 효율의 높이는 개혁을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견지하고 완비하기 위해서는 통치 체계의 현대화가 필요하다”며 “심층적인 개혁과 높은 수준의 개방을 계속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결국 중국이 내수 위주의 자립 경제에 집중해 미국의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상진웨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중국 전문가는 “쌍순환이라는 아이디어는 중국을 세계 경제로부터 분리하려는 미국의 끈질긴 노력에 대한 반응이자 코로나19 팬더믹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내수 시장을 위주로 해외 시장을 함께 키워간다는 의미의 쌍순환은 2021년부터 5년간 중국 경제를 결정할 정책 ‘제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14·5계획)의 핵심 단어가 될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은 5년 단위로 중장기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하는데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열고 14·5계획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초안은 여러차례 건의와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된다.
당초 ‘쌍순환’이란 개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상 중국 최고지도부가 만든 구호는 이론적이고 모호한 경우가 많아도 시간이 흐르면서 구체적인 정책이 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2015년 처음 등장한 ‘공급측 개혁’도 초반엔 별다른 설명이 없었으나 이후 과잉 생산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처음 이 단어를 언급한 뒤 최근 여러차례 이를 강조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핵심 기술 개발을 빼놓을 수 없다. 시 주석은 지난 24일 한 좌담회에서 ‘쌍순환’을 언급하면서 “사회주의 제도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해 핵심기술에서 성과를 거두고, 신기술의 대규모 응용과 업그레이드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특히 “새로운 발전 양식은 폐쇄적인 국내 순환은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정부가 경제 자립을 완성한다 해도 세계 경제와 분리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 컨설팅 회사인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시 주석이 실제 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철수할 것을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며 “쌍순환 슬로건은 중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 허브로서의 역할을 잃지 않고 장기적 성장에 대한 더 많은 통제력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