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순차이·베이조스·저커버그 한자리에…美증시 향방 가를 '빅' 이벤트 4가지

by방성훈 기자
2020.07.27 00:00:00

주요 기업 실적발표 잇따라…4대 IT공룡 CEO 청문회 출석
美의회 경기부양책 논의…실업수당 지원 규모·시기 ‘주목’
FOMC 개최…완화 기조 재확인시 시장엔 호재
2분기 GDP 발표…봉쇄 후 실물경제 충격 확인

(왼쪽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팀 쿡 애플 CEO.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로나19 사태에도 지속적으로 상승 랠리를 펼쳐왔던 미국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만한 주요 이벤트가 이번주 잇따라 열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뉴욕증시가 탄력을 받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인지, 조정을 받게 될 것인지 이번주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는 25일(현지시간)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의 실적발표 및 애플·아마존·알파벳(구글)·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의회 청문회 △미 의회 경기부양책 논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경제 지원방안 논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등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지난 3월 말부터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다 지난 20일 사상 최고치를 또 한 번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주 몰려 있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는 이같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미 기업들의 경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CNBC는 “이미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 중 80% 가량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며 “이는 1994년 이래 평균치인 65%를 크게 웃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인 이벤트는 이번 주다. 오는 28일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화이자를 비롯해 3M, 맥도날드, 스타벅스, 할리 데이비슨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29일에는 페이스북, 제너럴일렉트릭(GE), 제너럴모터스(GM), 보잉, 퀄컴이, 30일에는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컴캐스트, 포드가, 31일에는 제약회사 머크와 에너지기업 엑손모빌 등이 각각 지난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29일에는 팀 쿡(애플), 순다르 피차이(구글),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등 미국을 대표하는 4대 IT공룡 CEO들이 동시에 미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IT업계를 좌지우지하는 네 명의 CEO가 동시에 의회 청문회에 자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베이조스 CEO가 의회 증언대에 서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들은 의원들 앞에서 반(反)독점 행위 위반 여부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다.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에 따라 향후 입법 과정에서 규제나 과징금 부과 여부 등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번주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 지난 3월 미 의회를 통과한 코로나19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CARES Act)은 그간 미 증시 상승을 주도해 온 주요 동력 중 하나였다.

가장 큰 관심 분야는 이달 말 종료되는 미 연방정부의 실업수당 지원 여부 및 그 규모다. 민주당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주당 600달러를 일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화당은 기존 소득보다 더 많은 실업수당을 문제 삼으면서, 주당 100달러로 줄여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CNBC는 양측이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따라 약 3000만명의 실업자들이 영향을 받게 되며, 집세를 내지 못하거나 소비를 줄이는 등 적지 않은 실물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했다. 또 경제회복도 더욱 지연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28~29일에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린다. 이미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정책의 밑그림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CNBC는 예상했다. 새로운 정책 시행 기대를 시장에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융시장 및 경제 지원 등과 관련해 완화 기조를 재확인하면 증시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충격을 완화시키고 경제회복을 돕기 위해 연준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금융시장 관계자들에게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해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하거나, 금리가 특정수준에 이를때까지 국채 매입을 계속하는 정책을 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새로운 추가 지원책에 대한 발표는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30일에는 미국 2분기 GDP가 발표된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 후 실물경제 충격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CNBC는 전했다. 경제학자들은 2분기 GDP가 35% 감소한 뒤 3분기부터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제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 것인지는 미 의회의 추가 경기부양책, 코로나19 재확산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