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해외 활동 멈춘 무용수들, 고국서 날아오른다

by장병호 기자
2020.06.26 05:35:00

''제17회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美·佛 등 4개국 활약 무용수 10인 출연
자가격리 마치고 긴장 속 공연 준비
26·2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코로나19로 해외 활동을 중단하고 고국에 돌아온 한국 무용수들이 오랜만에 무대서 날아오른다.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가 오는 26일과 2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최하는 ‘제17회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이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 기자간담회에 앞서 조주현(왼쪽부터) 예술감독과 무용수 박선미, 이유림, 강호현, 한성우, 정가연, 이선아, 이미리, 이선우, 이수빈, 이상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은 이번 공연에는 미국, 프랑스, 헝가리, 네덜란드에서 활동 중인 무용수 10인이 출연한다. 조 예술감독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용수들과 함께 전장을 함께 하는 전우애 같은 연대감으로 치열하게 연습하며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공연을 앞둔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2001년 시작한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은 해외 유명 무용단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무용수들이 오랜만에 고국을 찾아 선보이는 갈라 무대로 무용계에서는 소문난 인기 공연이다. 강수진, 한서혜, 김기민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수들이 이 무대에 섰다.

기존 공연은 한국인 무용수가 소속 무용단의 외국인 무용수와 함께 하는 형식으로 펼쳐졌다. 올해는 지난 1월 무용수 섭외를 시작해 미국 보스턴발레단의 이선우와 조프리발레단의 정가연, 헝가리국립발레단의 이유림의 출연이 확정됐다. 이들은 각자 소속돼 있는 발레단과 함께 내한해 무대를 꾸밀 예정이었다.



그러나 2월부터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한국인 무용수를 제외한 해외 발레단원들의 입국이 어려워졌다. 이에 한국인 무용수만 출연하는 방향으로 공연 프로그램을 변경했다. 대신 일정 문제로 출연이 어려웠던 무용수들이 대거 함께 하게 됐다

조 예술감독은 “코로나19 덕분이라고 할지 예년보다 참여하는 한국인 무용수가 더 늘어났다”며 “각 발레단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이 하나로 조합되는 색다른 무대로 한국 발레의 성장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이선우, 정가연, 이유림 외에 강호현(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 박선미·한성우(미국 아메리칸발레씨어터), 이상민·이수빈(미국 보스턴발레단) 등이 출연한다. 또한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활약 중인 현대무용수 이선아(르게떠컴퍼니), 이미리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무용수들은 귀국과 함께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쳤다. 이미리는 “지난주에 2주간의 자가격리가 끝났다”며 “네덜란드는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위험한 상황인데 한국에서 내가 무용 공연을 한다고 하니 다들 놀랍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상민은 “이 시국에 공연을 올릴 수 있을지 긴장된 마음”이라며 “무엇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인 의료진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무용수 10인이 선보이는 발레 및 현대무용 레퍼토리와 향후 해외 진출이 기대되는 ‘영스타’로 선정된 이강원, 이수연, 이예은의 무대, 그리고 조 예술감독이 새로 안무한 신작 ‘라이프 머스트 고 온(Life must go on)’을 함께 선보인다. 조 예술감독은 “‘쇼는 계속돼야 한다(The show must go on)’는 말의 영향을 받아 코로나19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삶과 춤에 대한 생각을 무대 위에서 풀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