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온 LNG선 시장...K조선, 노 젓는다

by남궁민관 기자
2019.04.03 06:00:00

올 여름 수주 ''큰 장'' 선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60여척
모잠비크 2개 프로젝트에 20여척
러시아 쇄빙선 10척 등 발주 예상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올 여름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큰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지난해 예상보다 많은 LNG운반선 발주가 이뤄지면서 이미 각 조선소의 도크가 상당 부분 채워진 상황으로, 빈 도크가 줄어들수록 선가 인상은 예상된 수순이다. 이에 연초부터 LNG 관련 프로젝트를 전개 중인 중동 및 러시아 등 산유국발 발주가 여름께 경쟁적으로 나올 것이란 분석이 흘러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억8000만달러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던 LNG운반선 신조선가(17만4000㎥급 기준)가 올들어 1억9000만달러대로 올라섰다. 점진적이지만 확연한 인상 흐름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이 각각 수주해 공시한 LNG운반선 신조선가는 대체로 1억8500만달러 안팎이었다. 이후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2월 수주·공시한 신조선가는 1억8860만달러, 올해 2월은 1억9300만달러까지 올라섰다.

신조선가 상승 흐름은 철저히 수급상황에 따른 결과다. 전세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LNG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한정돼 있지만, 지난해 다수의 발주가 이뤄지면서 빈 도크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세계 LNG운반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국내 조선 빅3는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무려 72척(자체 집계 기준 현대중공업(009540)그룹 26척, 삼성중공업(010140) 25척, 대우조선해양(042660) 21척)을 수주한 마당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시점에 LNG운반선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도크와 건조일정을 맞추는 슬롯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현재 전세계 LNG운반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빅3는 도크 일정이 거의 가득 찬 상황”이라며 “수요는 느는데 공급이 이를 맞춰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각 선주는 인도 시점까지 맞추려면 자연스레 신조선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규모 LNG 관련 프로젝트를 전개 중인 산유국들의 LNG운반선 발주가 이르면 올 여름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적절한 인도 시기 및 선가를 맞추기 위해 국내 조서 빅3의 빈 도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연초 카타르는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가 수출에 필요한 LNG운반선을 비롯해 미국 텍사스에서 추진 중인 LNG 개발 프로젝트 ‘골든패스’에 필요한 LNG운반선까지 60여척 이상을 발주할 것이란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모잠비크의 경우 아나다코와 엑손모빌이 각각 대규모 LNG터미널을 건설 중으로, 이에 필요한 LNG운반선은 30여척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러시아에서는 북극해 자원개발사업인 ‘야말 프로젝트’ 관련 쇄빙LNG운반선 10척 이상의 2차 발주가 예정돼 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북극해 항로 개발 관련, Arctic LNG2의 쇄빙LNG선의 건조 조선사 파트너 결정은 6월로 업데이트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잠비크 LNG는 북미 독립 E&P사인 아나다코의 Area4 LNG 프로젝트로, 상반기 최종투자결정(FID) 계획으로 LNG운반선 16척 용선발주를 진행 중”이라며 “이와 함께 비슷한 수출 규모인 엑손모빌의 로부마 LNG도 곧 터미널 건설 EPC사를 선정하며, FID 역시 당초 2020년이 아닌 올해 7월로 업데이트됐다”고 설명했다. 올 여름 모잠비크에서만 30척 이상의 LNG운반선 발주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카타르의 경우 연내 발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공통된 시각이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가 계획 중인 2023년부터 LNG 생산 확대 및 수출을 개시하려면 연내 국내 조선 빅3 슬롯을 차지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삼성중공업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