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항공권 가격 저렴해졌다…3년간 24% 하락

by신정은 기자
2017.11.11 06:30:00

스카이스캐너, 2014~2017년 35개국 왕복 항공권 분석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해외 여행객이 연간 2000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출발하는 항공권 가격도 저렴해지고 있다. 저유가로 한동안 유류할증료가 없었던데다 저비용항공사(LCC)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항공권 가격도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2014년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세계 35개국 여행객이 구매한 왕복 항공권을 분석한 결과 한국발 왕복 항공권 가격은 지난 3년간 평균 24%가량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페루(-27%)와 말레이시아(-25%)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큰 수치다.

한국에 이어 대만(-23%), 아르헨티나(-23%), 멕시코(-21%), 칠레(-20%), 홍콩(-18%), 스페인(-18%), 파나마(-18%) 등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페루를 포함,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 국가 다수가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중 가격 하락 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남미였다. 남미행 항공권 가격은 지난 3년간 32% 하락했다. 이어 대양주(-29%), 아시아(-14%), 아프리카(-10%), 유럽(-10%), 북미(-8%)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페루행 항공권의 가격 하락폭이 가장 컸다. 지난 3년간 한국발 항공권 평균 가격은 페루(-43%), 칠레(-30%), 멕시코(-22%) 순으로 크게 떨어졌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인 여행객의 전통 인기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는 일본행 항공권의 경우 10%가량 하락했다.

한국발 항공권 가격 하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2012년 4월 18단계까지 높아졌지만 유가 하락으로 2015년 9월 0원으로 떨어진 이후 올해 1월까지 17개월 연속 0원을 기록했다. 특히 연료소모량이 많은 장거리 노선의 항공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LCC 성장과 항공사의 노선 확장도 한몫했다. 2010년부터 국내 저비용 항공사는 대형 항공사가 단독 취항하고 있던 괌, 세부와 같은 대양주 여행지에 노선을 확대했다. 해외여행의 인기에 여행 패턴이 다양화되면서 인기 여행지 노선을 증편하거나 새로운 여행지에 취항하는 경우도 늘었다. 이에 가격 경쟁이 붙으면서 평균 항공권 가격도 함께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

최형표 스카이스캐너 한국 시장 총괄 매니저는 “국내 LCC가 근거리뿐만 아니라 중거리까지 적극적으로 노선을 확대하고 있고 항공권 구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항공권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저렴한 항공권과 신규 취항지가 늘어나면서 한국인 항공 여행객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