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추석연휴에도 하성용 조사…KAI 채용비리 수사확대
by이승현 기자
2017.09.26 05:00:00
"대상 제한없어" 朴 정권 정관계 로비의혹도 수사할 듯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하성용(66·)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이 추석 연휴에도 분식회계와 채용비리 등 경영비리 수사를 이어간다. 하 전 사장이 비자금을 조성해 박근혜 정권 정·관계 인사에 각종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5일 “기존 영장에 적시된 혐의를 포함해 경영비리 전반에 관해 세부적 내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 전 사장의 구속기한까지) 수사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자본시장법·주식회사 외부감사법·상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사기·배임, 업무방해, 뇌물공여, 배임수재 등 10개 혐의로 하 전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해 지난 23일 새벽 발부받았다. 검찰은 다음달 12일까지 하 전 사장을 구속할 수 있다.
검찰은 그를 상대로 납품가 부풀리기와 비자금 조성, 분식회계, 채용비리, 협력사 지분 차명소유 등 경영비리 혐의를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인사청탁의 경위와 문제점 규명이 흐지부지되지 않게 할 것이다. 필요하면 (그동안) 미뤄졌던 소환조사를 계속하겠다”며 수사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하 전 사장은 회사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외부인사 청탁을 받고 서류조작 등의 방식으로 부적격자 15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토록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부정청탁을 한 인사로는 최모 전 공군참모총장과 KAI 본사가 있는 사천시 고위 공직자, 친박계 정치인 동생인 방송사 간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다른 혐의도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하 전 사장이 2013년 5월 사장에 취임해 지난해 5월 연임을 하고 역대 최대 무기개발 사업인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정권의 유력인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이 지난 7월 중순 KAI 수사를 시작할 때부터 최종 타깃은 박근혜 정부 인사가 될 거란 관측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경영비리 외에 다른 수사대상이 뭐라고 예상할 수는 없다”며 “다만 수사대상 제한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편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수사를 위한 소환조사 통보에 불응하는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장관에 대해 “결국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소환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이트리스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보수단체들에 자금을 지원하고 관제시위 등을 하도록 한 의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