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토중래’ SM6 ‘파죽지세’ 티볼리 에어.. 사활 건 3월 신차들

by김형욱 기자
2016.02.18 06:00:00

쉐보레 캡티바·렉서스 RX·재규어 XF 등 신모델도 눈길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르노삼성 SM6, 쌍용차 티볼리 에어, 쉐보레 캡티바..’ 내달 각 자동차 회사의 명운을 건 주력 신차가 잇달아 나온다. 더욱이 3월은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 성수기로 신차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권토중래 하겠다.” 르노삼성자동차는 3월부터 새 중형 세단 SM6를 판매한다. 올 한해 사활을 걸었다. 출시를 두 달 앞둔 지난 1월부터 신차 발표회를 통해 분위기를 띄우며 역대 최대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다. 그냥 잘 팔겠다는 정도가 아니다. 옛 영광을 되찾겠다는 비장한 각오다.

르노삼성 SM6
르노삼성은 지난 2002년 출범 이래 줄곧 중형 세단 SM5를 앞세워 쏘나타와 K5와 대등하게 경쟁해 왔다. 하지만 2010년 3세대 SM5 출시 이후 5년여 동안 경쟁에서 밀리며 참패했다. 일본 닛산 기반이던 1~2세대와 달리, 프랑스 르노 기반의 3세대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SM6도 르노 기반이다. 글로벌 중형 세단 ‘탈리스만’의 한국형이다. 그러나 세단에 일가견이 있는 한국이 디자인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 달라졌다.

첫 반응은 나쁘지 않다. 고급화하면서도 기존 SM5와의 가격차이를 최소화한 게 주효했다. 사전계약 일주일 만(설 연휴 제외)에 5000대가 계약됐다. 월말까진 1만 대 남짓 계약될 전망이다. 출시 전 사전계약 1만 대는 현대·기아차 주력 모델의 전매특허였다.

일본 고급 브랜드 렉서스도 새 중형 SUV ‘RX’로 옛 영광을 꾀하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 17일부터 4세대 신모델을 사전계약 접수했다. 판매는 3월부터다.

렉서스는 일본차가 대세였던 지난 2009년 이전 수입차의 주류였다. 그러나 소비자 취향이 일본 가솔린에서 유럽 디젤로 옮겨가며 렉서스도 차츰 변방으로 밀려났다. RX의 국내 판매량도 2009년 672대에서 지난해 193대로 줄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저유가가 이어지며 가솔린차의 유지비 부담이 줄었다. 게다가 지난해 포스바겐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논란으로 ‘친환경 디젤’이란 수식어도 사라졌다. RX엔 친환경 하이브리드 모델도 있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여러모로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렉서스 2016 뉴 제너레이션 RX450h
쌍용 티볼리 에어 렌더링(그래픽) 이미지
쌍용자동차(003620)는 내달 출시하는 ‘티볼리 에어’에 사활을 걸었다. 올해 유일한 신차다. 지난 15일 차명을 확정하고 렌더링(그래픽) 이미지를 공개하는 등 사전 마케팅에 나섰다.

완전 신모델은 아니다. 소형 SUV 티볼리의 차체 길이를 늘인 파생모델이다. 그러나 회사의 기대감은 여느 신차 못지않다. 티볼리가 지난해 보여준 성과 때문이다.



티볼리는 지난해 1월 출시해 만 1년 동안 국내에서만 4만8243대 판매됐다. 목표 이상이다. 쌍용차 전체 내수판매의 절반이다. 쌍용차는 이 덕분에 작년 적자를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해 4분기에는 8개 분기만의 흑자도 기록했다.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로 티볼리 때의 ‘파죽지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되 주리라 기대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쌍용차는 내년 상반기 중 렉스턴W의 후속 격인 중형 SUV 신모델도 투입할 계획이다.

SM6와 티볼리 에어 등 각사 주력 신모델의 공통점은 차급을 이전보다 세분화했다. SM6는 SM5와 준대형 세단 SM7의 중간,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와 코란도C의 중간쯤이다. 과거엔 ‘카니발리제이션(간섭 효과)’라고 해서 제살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며 꺼렸다. 그러나 수입차 대중화로 선택폭이 다양해진 현 시점에선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기아자동차(000270) 친환경차 전용 소형 SUV ‘니로 하이브리드’도 3월 출시한다. 니로는 준중형급 스포티지보다 작은 기아차의 첫 소형 SUV이자 첫 국산 하이브리드 SUV다. 기아차에게 니로는 SUV/RV 라인업과 친환경차 라인업을 동시에 강화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다. 기아차는 지난해 SUV 붐에 힘입어 쌍용차와 함께 가장 높은 판매증기율을 기록한 바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오는 23일 재규어 준대형급 세단 신모델 올 뉴 XF를 신모델을 공개한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최근 수년 SUV 브랜드 랜드로버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세단 위주의 재규어도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중형 세단 XE는 반년 동안 천 대 남짓(965대) 팔렸다.

올 들어서도 1월 대형 뉴 XJ(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하며 세단 라인업을 강화했다. 수입차 최대 시장인 준대형급 세단에 새로이 선보이는 뉴 XF는 화룡정점이다.

기아 니로
재규어 올 뉴 XE
중·대형급 디젤 SUV의 귀환도 눈길을 끈다. 한국GM은 올 3월 쉐보레의 중형 세단 캡티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배기량 2.0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캡티바는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유로5→유로6)로 지난해 11월 판매중지됐다. 2011년 신모델 출시 후 4년 만의 부분변경이기도 하다.

디젤 SUV는 배출가스를 줄이고 연비를 높이려면 성능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개발에 시간이 걸리며 공백기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캡티바 신모델은 이 대신 성능 손실을 최소화한 채 유로6 규제를 만족했다. 새 디자인도 적용하며 완전히 환골탈태했다.

기아차의 3.0급 대형 세단 모하비도 짧은 공백기 끝에 이달 16일 부분변경 모델 ‘더 뉴 모하비’로 복귀를 알렸다. 모하비는 국산 SUV 중 유일하게 프레임 타입을 적용한 정통 SUV다. 험지에 강하다. 마니아층도 탄탄하다. 출시 전 이렇다 할 마케팅도 없이 벌써 4500대 사전 계약됐다.

더 뉴 모하비는 요소수 이용해 배출가스를 낮추는 선택적 촉매 환원(SCR) 장치를 적용했다. 독일 고급차에 주로 적용되는 기능이다. 요소수를 주기적으로 보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성능 손실을 최소화한 채 배출가스를 줄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