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EB하나은행 통합 간판

by논설 위원
2015.08.10 03:01:01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간판을 바꿔 달았다. 하나·외환은행이 7일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은행명을 ‘KEB하나은행’으로 확정지은 데 따른 조치다. 통합 은행은 본인가를 받아 오는 9월 1일 자산 290조원대의 거대은행으로 공식 출범한다. 자산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다.

두 은행 간 합병으로 이제 조직 통합 작업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하나금융그룹이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5년이나 지난 만큼 합병후 통합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두 은행 간 부서·지점 통합, 후속인사 등 조직 통합 작업이 예정돼 있다. 특히 내년 6월로 예정된 전산통합이 끝나야 진정한 의미의 조직 통합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적 통합, 조직 통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 은행 구성원 간의 화학적 결합이다. 화학적 결합에 실패하면 금융업 특성상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소매금융에 특화됐으며 외환은행은 기업금융이 전문으로 두 은행은 뿌리나 기업문화가 매우 상이하다. 이에 따라 통합은행 출범과 함께 윤리강령 개정작업에 나서는 등 ‘화학적 결합’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도 이러한 점을 반영한 수순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상생에 토대를 둔 화학적 결합을 기대할 수는 없다. 두 은행 모두 노력해야 하지만 특히 합병을 주도한 하나은행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합병을 주도한 쪽이 명칭에서 자신의 명칭을 앞에 내세우는 관행을 깨고 KEB하나은행이라는 명칭을 정한 것은 함께 간다는 자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앞으로 부서·지점 통합, 전산통합과 그 후속인사 등 민감한 사안에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상대방에게만 변화를 요구하고 자신의 변화는 소홀히 하거나 형식적인 배려에 그친다면 조직통합과 노조 통합에도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통합 KEB하나은행이 원만한 조직통합과 화학적 결합을 통해 활력이 떨어진 한국 금융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