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태현 기자
2011.02.06 08:34:31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4분기 실적 공개
판매량 늘었지만..선진시장 수요 부진 등 수익성 악화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가 올해 성패 가를 것"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 세계 TV 빅(Big)3 업체들이 작년 4분기 많이 팔았지만 수익성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LG전자는 소니와의 격차를 유지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평판 TV 판매량이 1272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4분기 판매량에 비해 17% 증가한 수준이다. 2위 LG전자와 격차는 402만대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에 우수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의 4분기 평판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210만대 늘어난 870만대였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판매량을 달성한 것.
소니의 저가 공세로 2위 자리 수성이 힘들 수 있다는 시장 일각의 우려를 이겨낸 실적이었다.
3위 업체인 소니의 같은 기간 TV 판매량은 790만대로 집계됐다. 글로벌 빅3 TV 업체 모두 판매량 측면에서는 예상보다 우수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CD TV 출하량은 애초 예상했던 6090만대보다 2.2% 많은 623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선두권 업체의 판매 호조가 전체 시장의 호조를 이끈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들업체 수익성은 악화됐다. TV와 생활가전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사업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5조9700억원. 영업손실은 1700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 HE(홈 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의 실적 역시 적자였다. 4분기 HE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1218억원이었다.
소니는 지난해 3분기(10월~12월) 2조2062억엔(한화 약 30조2600억원)의 매출액과 1375억엔(한화 약 1조8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4%, 영업이익은 5.9%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게임과 노트PC 등을 담당하는 NPS 그룹의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TV 사업을 담당하는 CPS 그룹의 영업이익은 매출액 증가에도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주요 TV 업체의 실적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경쟁심화와 선진시장의 수요 부진. 업계 관계자는 "TV 업체 간 경쟁이 심해져 TV 판매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선진시장에서의 TV 수요마저 부진해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연간 북미 LCD TV 판매량은 3433만대로, LCD TV 시장 형성 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연말 성수기 판매량에서도 IT 제품의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9.4% 늘었지만 TV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신흥시장의 호조로 전체 TV 판매량은 양호했지만, 선진시장의 부진으로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에는 선진시장에서 TV 수요의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라며 "3D TV, 스마트 TV 등 프리미엄급 제품의 판매량이 실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