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예고, 강남 재건축 `기지개`

by윤진섭 기자
2008.11.02 09:49:04

잠실주공5단지 등 호가 최대 5000만원 이상 올라
소형평형·임대아파트 의무 등 손질 예상

[이데일리 윤진섭 김자영기자] 오는 4일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발표를 앞두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을 회수하거나 일부단지는 호가가 5000만원이상 오른 곳도 나오고 있다.

2일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는 재건축 규제 완화가 예고되면서 매물 호가가 5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115㎡의 경우 지난달 20일까지 9억원이던 것이 9억5000만원으로 올랐고, 119㎡는 10억원에서 10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또 집주인들이 내놨던 급매물을 거둬들이면서 15개 이상이던 매물도 6~7여개로 줄었다.

잠실주공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가 대부분 풀릴 것이란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라며 "정부의 재건축 완화 발표 내용을 봐가며 매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저층 재건축 단지도 매물이 줄어들고 매수 예정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10월 말에 7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개포 주공 1단지 49㎡는 규제완화소식이 들리면서 호가가 3000만~4000만원까지 올랐다. 다른 단지들도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 주 후반부터 2~3가구가 팔리고 가격도 4000만~5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소형평형의무비율이 완화될 경우 큰 주택형 입주가 가능해지고 일반분양 물량도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도 4억원까지 떨어졌던 42㎡시세가 1000만~2000만원 정도 올랐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완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평소 1~2건에 불과하던 문의전화가 5~6건으로 늘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4일 소형주택의무비율과 임대주택의무비율 손질을 골자로 한 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선 소형평형의무비율은 60㎡이하 20%, 60㎡초과~85㎡이하 40%, 85㎡초과 40%로 돼 있는 것을 85㎡이하를 60% 짓도록 해 지금 수준을 유지하되 60㎡이하와 60㎡초과~85㎡이하의 비율을 별도로 정해 두지는 않는 쪽으로 손질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60㎡이하 주택을 20%지어야 하는 의무가 사라지기 때문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재건축단지의 사업추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마아파트 등은 60㎡이하주택을 의무적으로 20% 짓도록 하는 규정이 적용되면 일부 가구는 지금보다 면적을 줄여가야 한다면서 불만을 제기해 왔었다.

늘어나는 용적률의 25%를 임대주택으로 의무 건설하도록 하는 임대주택의무비율은 단지에 따라 차등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많이 짓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적게 지을 수 있도록 조정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을 2회에서 1회로 절차를 간소화했고, 조합원지위양도금지도 이미 폐지했다. 또 80% 이상 공정이 끝난 뒤에 일반분양하도록 돼 있는 후분양제도도 11월 중 폐지된다.

다만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에 대해 최고 50%의 부담금을 매기는 초과이익 환수장치는 현 수준을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