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05.04.29 08:22:10
[edaily 권소현기자] 수급이 텅 비었다. 사는 사람이 간혹 있긴 하지만 워낙 나오는 물량이 많아 사려고 해도 쉽사리 손이 안 가는 장(場)이다.
고객예탁금은 9조원대로 내려앉은지 오래됐고 외국인은 지난 28일 1000억원을 넘게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바닥권으로 떨어지면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외국인이 이때다 하고 팔아치우니 증시도 배겨낼 재간이 없다.
적립식 펀드로 자금은 물밀듯 들어오는데 기관 역시 사야할까 말아야할까 고민만 하고 있다.
지수 920선 정도만 되도 약간의 반등 기대감과 함께 인내심을 보였던 투자자들이 120일선이 깨지자 900선 붕괴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120일선은 경기선이라고 부른다. 경기와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이 선이 무너졌다면 경기가 꺾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3월 산업활동동향은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해줬지만 경기가 과연 회복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확답을 주지 못했다. 월말에 집중돼 있는 경제지표들이 하나둘씩 베일을 벗고 있지만 국내 지표나 해외 지표나 모멘텀으로 쓸만한 건 없다.
간밤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르고 있음을 알렸다.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1%로 예상치인 3.6% 를 밑돌았고, 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인플레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분기에 2.2% 상승해 2001년 4분기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미국도 금리를 올리자니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이고, 올리지 않자니 인플레가 걱정이다. 다음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대형 정보기술(IT주)의 어닝 쇼크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실적에 실망감이 팽배한 가운데 28일 발표된 현대차의 실적도 환율 타격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 사이 국민은행 등 몇몇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묻혀버렸다.
악재만이 부각되는 시장이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급락장에는 흔히 말하는 `보수적 투자전략` 또는 그런 스탠스가 적합하다. 기회를 엿보자는 뜻이다. 시장여건이 나빠졌다고 성급하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휴식만큼 좋은 투자비법도 없다는 격언을 되뇌볼 때다.
[증권사 데일리]
-우리 : 120MA를 하회한 주식시장, 어떻게 대응할까
-대우 : 단기적으로 한 템포 쉬어가는 확인 과정이 필요
-대신 : 대내ㆍ외 불안 속 기술적 부담 가중
-교보 : KOSPI 120일선 이탈
-동원 : 리스크 요인과 밸류에이션 압력의 접점 찾기
-굿모닝신한 : 변동성 국면 지속
-동양 : 유연한 기술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
-한양 : 900선 저점 테스트 염두
-미래에셋 : 닮은 꼴 패턴과 관망세 분위기 속에서 전략은?
-키움닷컴 : 호재에도 주목
-부국 : 경기회복 기대감 속 경기선(120일선)붕괴는 기회다
-브릿지 : 수급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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