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올렸다'···손보사, 車·장기보험 덕에 '방끗'

by유은실 기자
2023.02.23 07:00:00

돈 잔치 논란 속 2%대 인하
현대해상·DB손보 등 26일부터 2%
메리츠화재는 27일부터 2.5% 내려

[이데일리 유은실 이명철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자동차 사고 관련 제도 개선으로 자연스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나아졌고 백내장 손해액 감소 등으로 장기보험 손해율도 내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보험사들이 속출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주요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4조1089억원으로 전년(3조3929억원) 대비 21.1% 증가했다. 이들 손보사 합산 당기순이익 규모가 4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화재(000810)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1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원수보험료)은 각각 1조6721억원, 20조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9%, 1.8% 늘었다.

DB손해보험(005830)의 당기순이익은 9806억원으로 전년 7769억원 대비 2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매출도 늘었다. 영업이익은 23% 증가한 1조3111억원, 원수보험료는 6.4% 늘어난 16조415억원을 나타냈다.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메리츠화재(000060)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0.9% 늘어난 868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10조7193억원, 영업이익 1조1787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6.9%, 29.4%가 늘었다.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양호한 성과를 달성했다는 게 메리츠화재 설명이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560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늘었으며 매출액은 16조2979억원으로 5.8%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매출액이 12조2331억원으로 전년대비 6.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84.8% 급증한 5577억원이다. 손해율 개선과 함께 부동산 매각을 통한 일회성 이익이 영향을 미쳤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경상 기준으로도 당기순이익은 약 21.9% 증가했다.

지난해 손해율은 82.5%로 전년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해 장기보험손해율이 전년대비 3.0%포인트 내렸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3%포인트 하락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021억원으로 전년대비 93.7%나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5.6% 증가한 4137억원이다. 매출액은 6조1206억원으로 2.4% 증가했다.



흥국화재도 역시 최대 순익을 거뒀다. 흥국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2% 급증했다. 매출은 4조5289억원, 영업이익 186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를 피하지 못한 롯데손해보험은 주요 보험사 중 나홀로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62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화된 지난해 유가증권 평가 손실 규모가 확대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손해율 개선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보험사들은 잇따라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연봉의 각각 47%, 41%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현대해상은 연봉의 30% 내외를 지급하고 메리츠화재의 성과급 수준은 연봉의 약 50~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지급키로 했다.

보험사들이 큰 이익을 거두면서 성과급 잔치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배당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며 보험료 인하에 들어가는 곳들이 늘고 있다.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은 실적 발표 당시 지난 21일 배당과 관련해 “주당 배당금의 안정적 성장 목표로 배당 정책을 운용 중으로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정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KB손해보험은 오는 25일,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26일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2.0% 내린다. 27일부터는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가 각각 2.5%, 2.1%를 인하한다. 앞서 지난달 1일부터 롯데손해보험은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2%, 5.6% 내린 바 있다. 1월 자동차 손해율이 개선된 점을 감안할 때 추가 보험료 인하 여력도 있다는 시각이다.

코로나19 마무리 국면에서 손해율이 증가할 순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시장 판단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7월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동차 손해율이 70%대였음을 감안할 때 전년대비 상승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자동차 보험 관련 제도 개선 효과로 보험료 추가 인하에도 자동차 손해율 상승폭은 시장 우려보다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