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1회분에 치킨 한마리 값'…가격이 싸졌다는데 사실인가요?[궁즉답]

by이용성 기자
2022.10.01 09:00:00

''마약 청정국'' 옛말…먀악사범 10·20대↑, 밀수 최대치
예나 지금이나 가격은 비슷…"시장 논리 적용 안돼"
"저렴하게 판매하는 마약류는 대부분 불순물 섞여"
마약 활개 이유는 ''SNS''…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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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마약은 더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만 볼 수 있는 ‘희귀한 것’이 아닙니다. 과거 재벌이나 범죄자 등 특정 집단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이제는 일반인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어느샌가 우리의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든 셈이죠.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관세청 마약류 밀반입 예방 캠페인에 참가한 마약 탐지견들이 시범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잃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국내로 들어오는 마약의 공급량만 봐도 그렇습니다. 관세청이 지난해 마약류 밀수 단속을 집계한 결과 총 1054건, 1272㎏ 상당의 마약류가 적발됐습니다. 이는 관세청이 개청한 이래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관세청은 적발 건수가 전년 대비 51%, 적발량은 전년 대비 757% 늘었다고 진단했습니다.

마약이 국내 쉽게 유통되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마약 공급량이 늘어 구매 단가가 싸졌다고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마약류가 1회분에 3만원 수준까지 떨어져 구매력이 낮은 10대, 20대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검거한 마약 사범 중 10대, 20대 사이에서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10대 마약 사범 검거 건수는 △2018년 104명(1.3%) △2019년 164명(1.6%) △2020년 241명(2.0%) △2021년 309명(2.9%)으로 3년 새 2.9배 늘었습니다. 20대 마약 사범은 연간 3500명을 처음으로 넘어섰으며 전체 마약 사범 중 3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죠.



마약류 관련 전문가들은 공급이 많아짐에 따라 마약 구매 단가가 저렴해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마약 구매자가 특정 층에 한정되다 보니 통상적인 시장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마약의 가격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많이 언급되는 필로폰의 경우 통상 1회분(0.03g)도 원재료가 많이 포함된 순도가 높은 필로폰은 수십만 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판매책들은 필로폰에 불순물을 섞어 판매하곤 하는데 마약 성분의 순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가격이 저렴하게 판매되는 마약류는 대부분 불순물이 섞여 들어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마약 1회분이 치킨 한 마리 값이라는 말도 여기서 나온 말이죠.

그렇다면 마약이 활개를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SNS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판매책이 음지에 숨어 있어 구하고도 싶어도 구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은 SNS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죠. 스마트폰 등 인터넷에 비교적 능숙한 10대, 20대 마약 사범이 늘어난 원인도 맥을 같이 합니다. 한편에서는 마약 가격은 그대로지만,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를 넘어서는 등 전반적인 삶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구매력이 높아져 마약류 소비국가가 됐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마약 범죄에 대한 처벌은 투약·소지·판매·수집·제조 등으로 얼마나 관여했는지에 따라 갈리는데 단순 투약자나 소지자는 초범이라도 실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매매하기 위해 마약류를 소지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도 ‘먀악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취임 직후 ‘마약 특별 단속’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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