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말말말]이해찬 "정권 뺏겨 남북관계 단절"vs한국 "국민 모독"
by유태환 기자
2018.09.22 07:00:00
이해찬, 김영남에 "집권해 다시 좋은 기회 와"
한국 "어이 없는 몽니, 국민 분열시키는 망언"
北인사와 면담 노쇼에도 한국·바른미래 맹공
|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찾은 여야 3당 대표가 19일 오전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동춘 부의장, 김영남 위원장.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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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하지만 이 기간에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의 신경전은 멈추지 않았다.
22일 이데일리가 이 대표 방북 기간의 한국당과 설전을 정리해봤다.
논란이 될 발언을 먼저 한 것은 이 대표다. 그는 19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 자리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6.15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잘 나가다가, 노무현 대통령 때까지 잘 나가다가 그만 우리가 정권을 뺏기는 바람에 지난 11년 동안 아주 남북관계 단절이 돼서 여러 가지로 손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제 저희가 다시 집권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좋은 기회가 다시 왔다”며 “제 마음은 남북관계가 아주 영속적으로 갈 수 있도록 이번에는 튼튼하게 만들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왔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마자 한국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핵 도발을 자행한 북한 앞에서 우리 국민 모독한 이 대표는 사죄하라”며 “‘정권 빼앗겨 11년간 남북관계 손실’ 망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날을 세웠다.
윤 수석대변인은 “지난 과거 남북관계가 어려워진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며 “6. 25. 남침 이후 계속된 도발과 북한 핵 개발 역사를 온 국민이 알고 있는데 이 대표만 모르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 대표는 남북갈등의 원인이 마치 대한민국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발언해 우리 국민을 모독했다”며 “북한의 도발에 희생당한 우리 국민과 그 피해자 가족의 마음에 비수를 꽂은 이 대표는 본인의 발언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송희경 원내대변인도 마찬가지로 논평을 통해 “정권을 허락하고 정권을 뺏기게 하는 것도 국민”이라며 “몽니와 망언이 반복될수록 이 대표 스스로가 남북관계 회복과 평화로 가는 큰길에 방해자가 될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서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당초 예정된 북한 인사와 면담에 나타나지 않은 이해찬 민주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싸잡아 맹비난했다. 이해찬 대표 등은 18일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대표로 하는 북한 대표단과 면담에 불참했고, 이와 관련해 “김영남 위원장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들은 면담 불발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해찬 대표 등 여야 대표의 ‘격’과 ‘급’만을 따진 ‘노쇼(no show)’ 몽니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동네 식당 노쇼도 욕먹는 일이라는 것쯤은 어린 학생들도 안다”고 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의 경제정책 토론 제안을 “토론도 격이 맞아야 한다”며 거절한 이해찬 대표의 행태를 빗대어 비판한 것이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특별수행원’이 아니라 ‘특별한 수행원’이 되기로 한 여야 3당 대표”라며 “여야 3당 대표의 ‘결례’와 ‘변명’ 사이, 치욕은 국민의 몫인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