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강소기업을 가다]⑥“이삿짐용 사다리차 ‘한 우물’… 올해 이스라엘·터키 공략”

by김정유 기자
2017.03.02 05:00:00

대전지역 향토강소기업 드림티엔에스 주현석 대표 인터뷰
이삿짐용 사다리차로 업계 최초 수출시장 개척
중국 시작으로 이스라엘, 터키로 확대.. 최종 독일 목표

주현석 드림티엔에스 대표가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 대표는 “올해 이스라엘과 터키시장에 집중해 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김정유 기자)
[대전=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이삿짐용 사다리차 하나로 해외시장을 누비는 중소기업이 있다. 과거 20여년 전만 해도 독일산이 장악했던 국내 이삿짐용 사다리차 시장을 국산화시키고 수출전선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있는 대전지역 강소기업 드림티엔에스 이야기다. 설립 15년 차를 맞은 이 회사는 올해 이스라엘, 터키 등의 해외 이삿짐용 사다리차 시장에서 장기적인 수출동력을 확고히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대전시 유성구 드림티엔에스 본사에서 만난 주현석 대표는 “드림티엔에스의 강점은 수출시장에 있다”면서 “다른 국내 이삿짐용 사다리차 업체들도 있지만 특히 우리는 처음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해 경쟁사들에게도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드림티엔에스는 아파트 등 고층 건물로 이사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이삿짐용 사다리차를 제조하는 업체다. 2002년 설립돼 지난해 110억원의 매출과 수출액 16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 매출(181억원)과 수출액(21억원)이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중국 부동산 경기악화로 실적이 다소 감소했다. 국내 시장 규모가 1000억원 안팎에 불과한 이삿짐용 사다리차 시장인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힘들어도 해외 공략밖에 답이 없다는 것이 주 대표의 설명이다.

주 대표는 “중국시장은 2006년 우리가 가장 먼저 수출에 성공한 국가인데 지난해에는 현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오히려 악재가 됐다”면서도 “중국은 집단거주문화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인건비도 점차 올라가고 있는 만큼 이삿짐용 사다리차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해외시장 공략은 주 대표가 드림티엔에스를 창업하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과거 광림이라는 특장차업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주 대표는 당시 이삿짐용 사다리차가 모두 독일산이었던 현실이 안타까웠다. ‘내가 창업을 해서 이삿짐용 사다리차를 국산화하고 이를 다시 유럽으로 수출하고 싶다’는 의욕이 일었다. 이 의욕은 주 대표를 창업자로 만들었고 지금의 드림티엔에스 수출 개척의 동력이 됐다. 이 회사는 지속적인 수출시장 공략으로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에도 선정됐다.

드림티엔에스의 첫 수출은 중국이었지만 현재 주요 해외시장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이 땅이 좁아 건물을 고층으로 세우는 경향이 많고 ‘빨리빨리’ 문화도 우리나라와 비슷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

주 대표는 “2009년 말부터 이스라엘 공략을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현지에선 독일산 제품을 대다수 썼다”며 “이스라엘 시장에서 독일 제품과 다른 우리만의 차별점을 강조해 시장을 대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부터 진출 초기 유대인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먹는 것부터 시작해 안식일 등 유대인 문화를 공부해 접근해나갔다”며 “최고경영자(CEO)의 현지화 노력도 해외시장을 공략하는데 있어서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후 드림티엔에스는 자사의 최고(高) 제품인 66m급(높이) 사다리차를 이스라엘에 공급하면서 점차 현지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66m급에서는 독일산 제품이 없었던 터라 드림티엔에스 제품이 인기를 얻었고 최근엔 현지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주 대표는 “우리나라와 문화적으로 맞았던 점과 부가적인 편의기능을 앞세운 것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드림티엔에스는 2013년부터 터키시장도 활발히 개척하고 있다. 현지 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본격적으로 터키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드림티엔에스이지만 위험했던 고비도 있었다. 보통 이삿짐용 사다리차업체는 국내 완성차업체로부터 반제품(기본차량)를 받아 이를 개조·판매한다. 2007년 드림티엔에스의 주력제품이었던 2.4톤급 차량의 단종이 발표되자 주 대표는 거금 60억원을 급조해 당시 남아있던 모든 단종차량 200대를 일괄 구매했다. 드림티엔에스 매출이 불과 100억원 미만이었던 때여서 60억원의 투자는 주 대표로서도 위험이 큰 승부수였다.

그는 “국내 규정상 단종차량을 모두 산 이후에도 생산된 이삿짐용 사다리차를 6개월 이내에 다 팔아야 했다”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만 과감히 추진했었는데 결국 모두 다 판매해 실적에 큰 도움이 됐다. 이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피해가 일부 상쇄되는 효과를 봤다”고 회상했다.

드림티엔에스는 이스라엘, 터키를 중심으로 한 수출 확대를 통해 올해 매출을 2015년 수준인 180억원 규모로 키울 방침이다. 주 대표는 “올해는 이스라엘과 터키시장에 집중해 지난해 감소했던 실적을 다시 ‘플러스’로 돌려놓겠다. 내년에는 250억원까지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수출시장 목표도 점차 유럽 중심부로 확대해 최종적으로는 독일시장까지 공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