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15.12.04 00:40:56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20대 남성이 연인 관계인 지적장애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는 3급 지적장애인을 성폭행·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한모(29)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한씨는 지난 2012년 7월 초 스마트폰 친구찾기 앱을 통해 A씨를 만나 그날 바로 사귀기로 하고, 자신의 노래방에 종업원으로 일하도록 했다.
두 사람은 7월 말 A씨의 “남자랑 술 먹으러 간다”는 말에 헤어졌다. 그리고 같은해 8월 말 A씨가 임신을 했다며 중절수술 비용을 달라고 한씨에 연락을 해왔고, 한씨는 수술비 일부를 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한씨는 A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재판에 넘겨졌다. 한씨는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항변했지만 1심은 “피해자가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등에 주목하며 A씨의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보았다.
A씨는 노래방에서 일하던 시기 ‘굿모닝~♥’, ‘담배 그만피셈’ 라는 내용 등의 문자 메시지를 한씨에게 보낸 것. 또 A씨는 노래방 일을 그만둔 뒤에도 ‘시간될 때 보러갈게~’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성관계나 추행에 대해선 항의하지 않았다.
이에 2심은 “(A씨가) 가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릴 때 성범죄 피해사실은 알리지 않았다”며, “범행을 당하고도 며칠간 노래방에서 일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씨의 태도도 무죄의 근거로 들었다.
이날 재판부는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면 가족에게 알려지기 전 피해자를 회유하거나 적극적으로 임신중절수술을 시켰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 아버지에게 수술비용을 부탁하기도 해 성범죄자의 행태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