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네패스 부회장 "성장 가능성 큰 SiP 기술력 최고"

by박형수 기자
2014.11.27 07:00:00

반도체 후공정 전문가..올해 초 네패스 합류
중국 시장 진출 ''청신호''..중국 합작회사 설립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네패스의 기술력을 익히 알고 있었던 차에 제안을 받았습니다. 네패스가 보유한 팬아웃(Fan-Out) 방식의 시스템 인 패키징(SiP)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더 큰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네패스(033640)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김정일 부회장은 30년 이상 반도체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후공정 분야 전문가다.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IBM 왓슨연구소에서 반도체 후공정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11년 동안 IBM에서 근무하다가 1991년 귀국해 LG반도체 패키징 담당 실장, 앰코코리아 총괄 부사장, 시그네틱스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올해 초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 네패스에 합류한 김 부회장은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는 시스템 온 칩(SoC)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기존 반도체 소자인 실리콘이나 갈륨비소(GaAs) 등 소재 특성이 다른 반도체는 하나의 칩으로 두 개의 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SoC를 적용하기 어려운 분야는 SiP로 해결할 수 있다”라며 “여러 개의 작은 칩을 하나로 패키징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모바일 등에 쓰이는 반도체는 크기가 작아지는 반면 기능은 복잡해지고 있다. 팬아웃 SiP는 미세한 칩을 패키지 기판에 올리기 위해 기판까지 작게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원가까지 절감할 수 있다. 웨이퍼 레벨로 칩의 입출력 단자의 배선을 칩 외부로 빼내고 에폭시 몰딩을 통해 패키지를 구현한다. 팬아웃 SiP는 다수의 칩을 하나로 패키지해 모듈화하는 것이다. 여러 종류의 반도체 기능을 접목해 단일 칩처럼 패키지처럼 만든다는 점에서 SOC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를 후공정을 하나의 패키지를 통해 적층하는 구현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네패스 기술력은 기존 패키지 대비 1/16 수준으로 크기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인쇄회로기판(PCB)을 사용하지 않는다. 전자기기가 얇아지고 작아지는 흐름에 대응할 수 있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분야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네패스는 현재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업체, 전자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내년에 본격적인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패스는 중국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중국 화이안시, 화이안 공업 개발구와 합작법인(JV)을 세우기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김 부회장은 “정부 차원의 반도체 생산 현지화 정책 수혜를 받는 조건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며 “빠르게 늘어나는 중국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패키지 사업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의 주요 비메모리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로부터 물량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네패스 반도체 성장의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SiP를 활용해 기능을 개발하면 반도체 시장에서 부르는 게 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