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코어, 리오틴토 인수추진…`원자재 공룡` 탄생할까

by이정훈 기자
2014.10.07 06:53:23

글렌코어, 리오틴토 대주주 차이날코와 비공식 접촉
리오틴토 CEO 은퇴할 내년 인수..BHP빌리턴 추월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4위 원자재 기업인 스위스 글렌코어가 호주/영국 합작법인인 리오 틴토그룹을 내년중 인수하기 위해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합칠 경우 호주 BHP빌리턴을 제치고 세계 1위 광산업체로 등극하게 된다.

세계 4대 메이저 원자재업체들의 CEO와 시가총액, 순부채 (자료=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글렌코어가 최근 리오 틴토의 대주주 중 하나인 중국 차이날코(차이나 알루미늄)측과 접촉해 잠재적인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차이날코는 현재 리오 틴토 지분을 9.8% 보유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같은 글렌코어의 인수 의사를 최대주주를 통해 리오 틴토도 이미 확인했다”면서도 “공식 인수 제안이 아니었던 만큼 지금으로서는 양측간에 어떠한 협상도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아마 올해안으로는 협상이 시작되지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온 뒤 리오 틴토측은 “글렌코어가 지난 7월에 이같은 제안을 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비공식 제안을 검토한 결과, 이사회는 회사 주주들에게 최선의 방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이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글렌코어는 일단 리오 틴토 이사회 내에서 안정적인 이사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차이날코가 리오 틴토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는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글렌코어는 차이날코 이외에도 다른 리오 틴토 주주들의 의향도 타진하면서 공식 인수 제안에 대비해 전략적, 재정적, 규제적 장애물이 없는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렌코어는 샘 월시 리오 틴토 최고경영자(CEO)가 내년말쯤 은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중 인수에 나설 경우 합병법인의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지 않아도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시장에서도 전체 회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철광석시장 부진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과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리오 틴토로서는 글렌코어의 공식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중국 경제 둔화와 신규 프로젝트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올들어서만 41%나 추락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리오 틴토 주가는 장중 한때 20%나 급등했고, 결국 9% 오른 51.4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당장 임박한 사안은 아니지만, 만약 글렌코어가 리오 틴토를 인수하게 될 경우 글로벌 원자재 업계는 또 한번 큰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글렌코어-리오 틴토 조합은 최근 분사를 결정한 BHP빌리턴을 앞질러 세계 1위 광산업체로 올라서기 때문이다. 아울러 원자재 트레이딩사업에 강점을 가진 글렌코어와 철광석, 구리 등의 프로젝트에 특화된 리오 틴토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