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미경 기자
2012.08.21 08:13:25
한푼이라도 아끼자..셀프용품 매출 급증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직장인 최영인(32·여)씨는 평소 머리염색 때문에 석 달에 한 번 정도 미용실을 찾던 습관을 버렸다. 대신 인터넷에서 염모제를 구입해 처음으로 집에서 직접 머리를 염색했다. 최씨는 “전문헤어숍에서 염색을 할 경우 비용만 5만~10만원 안팎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8900원에 머리색을 바꿨다”며 “생각보다 머리색도 마음에 들고 나쁘지 않아 어머니 새치 염색도 집에서 해드릴까 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불황과 고물가 탓에 최씨처럼 품위 유지는 하되 웬만한 것은 집에서 해결하려는 셀프 족들이 늘면서 관련 용품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전문가 시술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손톱관리부터 염색까지 스스로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집에서 머리를 염색할 수 있는 ‘셀프 염색제’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동네 미용실에서 염색을 하더라도 최소 4만~10만원이 훌쩍 넘지만 셀프 염색제를 사 직접할 경우 가격은 1만원 내외로 10분의 1 가격에 머리 손질이 가능한 셈이다.
셀프 염모제인 ‘꽃을든 남자 에코버블 폼 헤어칼라’의 경우 상반기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75% 상승했다. 특히 광고 품목인 ‘밀키브라운’은 전속모델인 구혜선 염색약으로 불리며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미쟝센은 올 상반기 염모제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45.7%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중 지난 4월 출시된 미쟝센 헬로버블 폼 컬러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30억원의 기록적인 매출 성장을 보였다.
LG생활건강(051900)은 최근 염모제 전체 판매 수량이 월 평균 32만개를 넘어섰다. ‘리엔 흑모비책(9900원)’은 3회분 소분 포장의 크림타입의 염모제로, 정기적으로 새치 염색이 필요한 중장년층을 파고들면서 최근 6개월 동안 월 평균 15만개씩 판매되고 있다. ‘엘라스틴 바비 패뷸러스 컬러(8900원)’는 4가지 유행 컬러를 내세워 출시 10개월 만에 약 25만개 판매기록을 세웠다.
손톱 관리(네일케어) 용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네일케어용품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88%나 늘었다. 네일용품 패키지(매니큐어·리무버·각질관리) 제품 가격은 2만5900원으로 매주 사용할 경우 2~3개월까지 쓸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 번 관리 받는 데 1만원대가 드는 네일숍보다 절반 넘게 저렴하다.
낱개로도 잘 팔렸다. 매니큐어는 3000원, 리무버와 각질관리용품은 최저 1000원에 판매 중인 이마트에서도 최근 3개월간 손톱손질 관련 제품 매출이 1년 전보다 20.7% 증가했다.
헤어 스타일러의 매출 신장률도 두드러졌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헤어 스타일러의 매출 신장률(1월~6월)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6%나 뛰었다. 헤어드라이어 매출(1월~6월)도 전년 동기 대비 11%나 증가했다.
박유현 아모레퍼시픽 팀장은 “셀프용품의 매출 증가는 멋내기도 놓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알뜰한 소비 행태를 보여주는 실례”라며 “전문가 비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제성 덕분에 최근 1년 사이 셀프 시장이 크게 커졌을 뿐 아니라 지난해에 이어 큰 폭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